10곳 중 9곳은 반대표 전무...대기업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 99.3%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지난해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에 대해 100% 찬성만 한 주요 대기업이 90%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사외이사들이 억대급 연봉을 받으면서 '거수기' 역할만 한다는 비판이 높아가고 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지난 8일까지 주주총회소집공고 보고서를 제출한 181곳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100%인 기업은 2022년보다 159곳(87.8%)보다 늘어난 163곳(90.1%)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총수가 있는 기업 164곳 중에서는 150곳(91.5%), 총수가 없는 기업 17곳 중에서는 13곳(76.5%)으로 총수 있는 기업에서의 찬성률이 높았다.
전체 안건에 대한 사외이사들의 찬성률은 99.3%로 집계됐다.
매출 기준 30대 기업 중 비상장사 등을 제외한 14곳 중에서는 SK하이닉스와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12곳이 100%의 찬성률을 보였다.
특히 1인당 평균 연봉이 1억원이 넘는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현대모비스, 삼성물산 등 5곳의 사외이사들은 단 한 번도 반대표를 던지지 않았다고 CEO스코어는 지적했다.
KB·신한·하나 등 금융지주 3곳의 사외이사 안건 찬성률도 모두 100%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 중 지난해 사외이사의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가장 낮은 기업은 90.0%를 기록한 유한양행이었다.
유한양행은 전체 140표 중 찬성 126표, 보류 13표, 기권 1건으로 집계됐는데, 타법인 투자에 대한 안건 2개와 지분 매각에 대한 안건에 대해 내용 보완과 추가 설명을 요청하며 보류 의견이 제시됐다.
SK㈜가 찬성률 90.7%로 뒤를 이었고 SK하이닉스(91.4%)도 상대적으로 찬성률이 낮았다. SK그룹은 그룹 내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 전문경영인·시민단체 관련자 등 다양한 인사들을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진(92.9%), 삼성중공업(92.9%), 엔씨소프트(93.7%), 네이버(94.9%), 한국전력공사(95.1%), 케이티(95.1%), 크래프톤(97.5%) 순으로 찬성률이 낮게 나타났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은 전년(96.9%)보다 0.9%포인트 늘어난 97.8%였다. 다만 출석률이 90% 미만인 기업도 대한제강(72.7%), 남해화학(84.4%), KG모빌리티(86.0%), 에스디바이오센서(87.8%), LF(88.0%) 등 7곳이나 됐다.
조사 대상 기업들의 이사회에서는 사업·경영(31.3%) 안건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차입·대여·보증 등 자금 관련 안건(17.2%)은 전년 대비 비중이 가장 크게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