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SK증권이 약화된 시장지위,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조하고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자회사 지원 등에 따른 재무안정성도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SK증권은 회사를 10여 년 이끌어온 김신 대표가 물러나고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 전우종 각자대표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 이달 말 예정된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각자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13일 한국신용평가는 투자중개 및 IB부문에서 중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한 중소형 금융투자회사 SK증권의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으로 부여했다.
구체적으로, 여타 중소형 증권사들이 적극적인 자본 확충을 통해 시장지배력과 재무 여력을 확대해 온 데 반해, SK증권은 이익 누적이 작고, 지속적인 배당으로 자본규모 및 영업 성장이 둔화됐다.
영업순수익 및 자본규모 기준 시장점유율도 2018년부터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순수익 내 비중이 높은 투자중개(위탁매매) 부문의 경우 대형 증권사 위주의 투자중개 시장구조 재편으로 시장점유율이 2018년 말 2.0%에서 2023년 9월 말 1.3%까지 하락했다.
IB(기업금융) 부문의 경우 주주 변경 이후에도 SK그룹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그룹 회사채 발행 및 인수, 단말기 할부채권 등 구조화금융, 그룹사 IPO 주간 등의 거래가 지속되었다.
그럼에도 높은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저조하고 비용 구조 개선도 필요해 수익규모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점 기반의 투자중개 영업구조로 비교적 많은 수의 지점(25개)과 인력을 유지, 이로 인한 자기 자본 및 운용자산 대비 판관비 부담이 높은 반면 이익창출능력은 미흡한 편이다.
2023년에는 에스판교 매각 관련 수익(약 120억 원)과 금융시장 환경이 다소 안정화된 효과로 유가증권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PEF(사모펀드) 출자 등 장기성 투자 관련 수익이 일부 인식되며 3분기 누적 영업이익(483억 원)은 전년 동기(79억 원) 대비 증가했다.
채권형 신탁 고객 환매에 따른 손실(약 200억 원)이 영업 외 비용으로 반영, 해당분기 누적 순이익은 237억 원에 그쳤다.
높은 금리 수준, 부동산 경기 및 기업 투자 위축으로 인해 IB부문 취급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고비용 구조로 전반적인 경상 수익성은 부진할 가능성이 있다.
이 회사는 채무보증의 대부분이 중•후순위 부동산금융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등 질적인 위험도가 높은데, 후순위성 PF, 브릿지론 등 부동산금융의 장기성 투자(중소벤처기업, PEF, 투자조합 등 3,000억 원가량)의 가치 저하 가능성 등으로 인한 손실 위험이 큰 편으로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3년 9월 말 현재 총 2,831억 원(자기 자본 대비 44.8%)의 우발부채(채무보증) 부담을 보유하고 있다. 전액 신용공여성 약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방 소재 주택, 오피스텔, 생활형 숙박시설 등 분양 사업장의 분양률도 현재 저조한 상황으로 회수 불확실성이 높아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2023년 9월 말 요주의이하자산 697억 원 중 부동산금융 관련 금액은 289억 원으로. 브릿지론의 본 PF 전환이 지연되는 등 건전성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0년 1분기 이후 자체헤지 파생결합증권 발행을 중단한 이후, 2023년 9월 말 자체헤지 원금비보장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6억 원으로 크게 축소됐다.
또한, 최근 후순위채 발행(2020년 500억 원, 2021년 1,150억 원, 2022년 960억 원) 등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해 왔으나, 자산운용사 인수, PEF 출자, 엠에스상호저축은행 지분 취득(2022년 180억 원)과 유상증자 등 자회사 지분투자는 NCR(순자본비율), 조정 영업용 순자본비율 지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3년 9월 말 기준 조정 영업용 순자본비율은 264.3%로, 2019년 말 430.8% 대비 크게 하락했다.
이 회사는 자산관리 역량 강화, 사업기반 다각화 등 시너지 창출을 위해 2020년 트리니티자산운용(100억 원), 2021년 피티알자산운용(70억 원), 2021년 12월 엠에스상호저축은행(390억 원)을 인수한 바 있다.
다만 우발부채를 감안한 조정유동성비율은 전반적으로 100% 이상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퇴직연금과 리테일 영업기반, 콜머니 차입 등을 바탕으로 자금 융통능력을 다각화하고 있어 유동성 대응력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