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력을 근거로 대출에 차별을 주다 비난 여론에 휩싸였던 은행권에 이어 이번에는 직장을 차별해 대출을 해주고 카드사들이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들은 신용등급이 좀 낮아도 직장 하나만으로 특혜를 받는 것은 또 하나의 특권 아니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결국 그런 혜택은 일반 고객들의 돈으로 제공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우량직장인'을 선별해 대출한도와 대출금리 등의 혜택을 주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하나SK 등 6곳이다.
삼성카드는 일반인에게 최고 대출한도 2000만원으로, 우량직장인에게는 5000만원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에게는 상환기간을 12개월 이상 넘게 설정할 경우 1%의 금리를 가산시키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일반인과 우량직장인의 대출한도는 각각 최고 2000만원과 3000만원이다. 대출금리도 일반인은 7.5%~27.3%, 우량직장인은 6.9%~15.9%로 규정했다.
현대카드는 대출금리를 차별하고 있는데 일반인과 우량직장인이 각각 10.5%~27.5%, 7.5%~19.5%이다.
롯데카드도 대출금리로 차별하는데 일반인은 7.8%~24.9%, 우량직장인이 7.8%~18.9%이다.
하나SK카드는 일반인의 경우 최고 2000만원, 우량직장인은 최고 5000만원이 대출한도이다.
반면에 직장만으로 우대를 하는 상품을 내놓지 않는 카드사는 NH농협 외환 우리 등 3개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는 똑같이 (혜택을) 줄 수는 없다"면서 "적정 수익이 나므로 대우를 해주는 것은 특혜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카드사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하려고 한다면 우량직장인들을 위한 별도의 카드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 경우 사회적 역차별 얘기가 나올 수 있어 꼼수를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원을 모집할 때 우량직장인을 구별하지 말고 현금서비스, 할부 등의 조건을 동일하게 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