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미약품과 OCI의 통합을 둘러싼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간 분쟁이 경영권 프리미엄 논란으로 옮겨 붙었다.
한미그룹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 측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미와 OCI의 기업결합 과정에서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챙기지 못했다"며 "한미사이언스의 유증신주발행가액은 3만7300원, 송영숙 회장의 지분 매도 가격은 3만7000원으로 지난달 11일 종가인 3만7300원과 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를 들어 지난 2020년 2월부터 5년간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100억원 이상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양수도 사례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율의 평균은 약 239%인데, 이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것이다.
임 사장 측은 "양사의 계획대로 통합 절차가 완료되면 OCI홀딩스는 경영권 프리미엄 지불 없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면서 "심지어 OCI는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에도 64.2%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했다. 하지만 매출 1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한국의 대표 제약사를 인수하는데 경영권 프리미엄이 제로인 셈"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손해보는 것은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지난달 12일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들여 한미약품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되고, 창업주의 장녀인 임주현 사장과 부인 송 회장 등이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방식의 통합을 결정했으나 임 사장은 해당 계약에 반대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측은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는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을 일방적으로 인수·합병한 사례를 기반으로 작성됐지만, 이번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은 양 그룹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극대화한 모델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허위사실을 담은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법적인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한미그룹은 OCI그룹 간 통합이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권을 유지하는 유례 없는 이종 사업 간 '결합'이라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기관과 소액주주가 통합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것이라는 두 형제 측 주장에 대해선 "오히려 거래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사 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의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미그룹은 앞으로 흔들림 없이 이번 양 그룹간 통합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