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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 해외부동산 투자로 1조 날려...가격하락시 추가손실 우려
5대금융, 해외부동산 투자로 1조 날려...가격하락시 추가손실 우려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4.02.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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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0조원대 투자 782건 전수조사 결과…평가수익율 -10.53%
금융그룹 실적에 악재로 작용 전망…대출형태 부동산투자액도 10조원 달해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한 공실 상가. AFP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한 공실 상가. AFP 연합뉴스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올해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CRE)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최소 1조원이 넘는 평가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상업용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으로 금융그룹들의 관련 손실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경숙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입수한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5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고객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 등과는 별개로 집행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총 782건, 전체 원금은 20조3868억원에 달했다고 18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투자 원금 규모는 하나금융 6조2458억원, KB금융 5조6533억원, 신한금융 3조9990억원, 농협금융 2조3496억원, 우리금융 2조1391억원 등이었다.

5대 금융그룹은 이 중 대출 채권을 제외하고 수익증권과 펀드 등 512건의 투자에 총 10조4446억원의 원금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채권 외 투자 금액은 KB금융 2조8039억원(126건), 신한금융 2조7797억원(133건), 하나금융 2조6161억원(157건), 농협금융 1조8144억원(55건), 우리금융 4305억원(41건) 등이었다.

현재 이 자산들의 평가 가치는 애초 투입한 원금보다 1조1002억원이 줄어든 9조3444억원으로, 전체 평가 수익률은 -10.53%로 집계됐다.

금융그룹별로 하나금융(-12.22%), KB금융(-11.07%), 농협금융(-10.73%), 신한금융(-7.90%), 우리금융(-4.95%) 등이었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한 5대 금융그룹의 내부수익률(IRR)의 경우 IRR 산출이 가능한 투자 514건 중 약 10%(51건)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10건 중 1건은 사실상 실패한 투자로 판명된 것으로, 금융그룹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그룹들의 세부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심지어 원금을 전부 까먹은 것으로 평가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는데 특히 북미 지역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실패는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KB증권이 지난 2014년 10월 미국 뉴저지의 한 상업용 빌딩에 179억6800만원을 수익증권 형태로 한 투자의 평가 수익률은 -94.02%, 누적 배당금 등을 반영하더라도 IRR은 -14.14%로 저조했다.

신한투자증권이 2020년 12월 218억872만원을 투자한, 미국 전역의 30개 호텔을 포트폴리오로 한 수익증권의 현재 IRR은 -63.30% 수준이다.

하나손해보험은 2018년 6월 뉴욕 맨해튼 중심가 20 타임스퀘어 건물 투자에 114억2242만원을 수익증권으로 투자했지만 IRR이 -98.49%로, 전액을 손실 처리한 상태다. 

농협생명보험도 같은 시기 이 건물에 571억원을 투자했다가 IRR -98.35%의 폭탄을 맞았다.

두 보험사 모두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198호'이라는 사모펀드에 거액을 집어넣었다가 낭패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도 2008년 6월 인도 주요 도시의 부동산 4곳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에 15억2400만원을 투입했다가 -99.21%라는 평가수익률을 받아들었다. 

5대 금융그룹의 해외 부동산 투자 가운데 상당수가 2020년 이후 집행돼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역사적인 저금리 국면에서 과감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이후 국내에서는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기록했지만 나라 밖에서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해외 부동산에 내준 대출도 10조원…담보 가치 폭락 땐 위험

5대 금융그룹이 해외 부동산에 대출 채권, 신용공여, 채무보증 등 대출 형태로 집행한 투자 규모도 약 10조원으로, 부동산 가격 급락으로 담보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경우 손실이 우려된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전환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추가 조정이 예상된다"면서 "오피스 공실률이 올해 최대 19.8%로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을 중심으로 연내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금융그룹들의 연쇄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금융그룹들의 대출 형태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약 9조9421억원으로, 하나금융 3조6297억원(98건), KB금융 2조8494억원(47건), 우리금융 1조7086억원(63건), 신한금융 1조2193억원(49건), 농협금융 5351억원(13건) 등이었다.

국내 증권사 한 곳은 2022년 12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상업용 빌딩에 대출 채권 형태로 643억원, 수익증권 형태로 713억원 등 약 1356억원을 투자했는데, 현재 대출 채권과 수익증권 모두 전액 손실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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