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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종성 등 '서울 힐튼' 기록집 펴내...'힐튼이 말하다'
건축가 김종성 등 '서울 힐튼' 기록집 펴내...'힐튼이 말하다'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4.01.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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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와 보존 사이에 놓여있는 40년 역사 힐튼 호텔의 아카이브 담아
▲건축가 김종성 씨가 2022년 자신이 설계한 서울 힐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송인호
▲건축가 김종성 씨가 2022년 자신이 설계한 서울 힐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송인호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건축가 김종성씨 등이 1983년 개관돼 남산 곁에서 40년 동안 서울의 한 풍경을 이루며 역사적으로 주요한 대형 이벤트가 열린 공간이었던 5성급 호텔인 밀레니엄 힐튼 서울을 기리는 책을 펴냈다.

램프북스에서 최근 발간한 '힐튼이 말하다'는 2022년 12월 31일 영업을 종료하고 철거될 운명에 놓인 모더니즘 건축물인 힐튼 호텔의 탄생과 소멸에 대한 기록집이다. 

호텔을 설계한 김종성 건축가를 비롯해 안창모, 전이서, 정인하, 지정호, 오호근, 홍재승, 함혜리 등 건축가ㆍ건축학자들과 저널리스트가 서울 힐튼이 한국 현대건축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가치, 그리고 도시의 아이콘을 보존하기 위한 여러 노력들을 아카이빙 자료와 함께 실었다.

힐튼이 말하다. 램프북스 제공

힐튼 호텔에서는 개관 첫해 국제의원연맹회의(IPU)가 열렸고, 1988년 서울올림픽 공식 방송사인 NBC방송 본부가 차려졌으며 1992년에는 당시 영국 찰스 왕세자 내외의 공식 방한을 기념하는 관련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1980년까지 서울의 특급호텔은 대부분 일본인 건축가의 설계로 지어졌지만 힐튼 호텔은 20세기 대표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제자인 한국인 1세대 건축가 김종성의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완공 이후 1986년 서울시 건축상 금상을 수상했다.

김종성 건축가는 힐튼 호텔의 상징이던 로비(아트리움)에 대해 "메인 로비에 들어와 낙차를 이용해 서쪽으로 파고 내려가면서 거대하고 우아한 공간을 만나도록 디자인했다"며 "호텔에 들어왔을 때 모든 사람이 우아하고 세련된 공간에서 환대를 받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대우그룹이 와해하면서 대우개발 소속이던 힐튼 호텔은 1999년 싱가포르계 CDL호텔코리아에 팔리며 2004년 밀레니엄 힐튼 서울로 이름을 변경했고 이후 2021년 이지스자산운용에 다시 매각되며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힐튼 호텔을 허물고 주변 건물을 추가 매입해 오피스·호텔 등으로 구성된 복합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수정된 힐튼 재개발사업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호텔 로비의 계단과 기둥 등 일부만 보존될 것으로 알려졌다.

 '힐튼이 말하다'는 38쪽에 이르는 설계 도면을 비롯해 기공식, 공사 현장, 개관 당시 모습부터 영업 종료를 앞둔 시기까지의 사진을 아카이브로 실었다. 힐튼 호텔과 함께 변화한 주변 풍경, 힐튼에서 있었던 여러 사연을 담은 사진도 수록했다.

▲서울힐튼 호텔의 상징적인 로비공간. 사진 송인호
▲서울힐튼 호텔의 상징적인 로비공간. 사진 송인호

김종성 건축가는 책에서 객실타워는 주거용도 또는 상업지역 내의 오피스텔로 새로운 기능을 부여해 활용하고, 브론즈·대리석 등의 마감재가 쓰인 18m 높이 로비 공간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재승 건축가는 "한국 근현대 사회의 전개과정에서 서울 힐튼의 태생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 만들어지고 변화한 시대적 자본주의에 의해 다시 변모의 기로에 있다"면서 "지난 10여년간 서울시장의 철학에 따라 개발에서 재생으로, 다시 개발의 문턱을 넘나들고 있는 것만 하더라도 우리는 그 중간지대에 인색하다, 이젠 보전지향 개발철학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썼다.

오호근 건축가는 "서울 힐튼 역시 건물 자체를 영웅처럼 기념하기 위해 보존하는 것에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장소와 공간이 도시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체성에 기여했는가, 공동체의 삶과 기억에 어떻게 맞닿아 있었는가를 찾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석은 어차피 각자의 몫이다"라며 의미를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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