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한미약품 오너일가가 지분 보유 공시에서도 장남·차남, 모친·장녀 구도로 갈라졌다. OCI와 통합 계약을 맺은 뒤 갈등이 격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임종윤(52)·종훈(47) 한미약품 사장이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76)과 특수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표 대결 준비에 나섰다.
임종윤·종훈 사장은 24일 각각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하고 "한미사이언스 최대 주주인 송영숙과 특수관계인으로서 연명보고를 해왔으나, 자본시장법에 따라 임종윤·종훈과 그 배우자 및 직계비속은 더 이상 송영숙(그 특수관계인 포함)과 특수관계인으로 볼 수 없어 신규보고 형식으로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한미약품그룹이 OCI그룹과 통합을 발표하며 신주 발행을 추진하자, 임종윤·종훈 사장이 이에 반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형제의 이번 결정은 내달 7일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3월 주주총회에서 통합을 둘러싼 표 대결이 이뤄질 것에 대비해 송 회장측과 의결권을 따로 가져간다는 의미에서 특수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임종윤 사장과 그의 부인 및 자녀 3명, 임종훈 사장과 그의 부인 및 자녀 2명, 임종윤 사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바이오기업 디엑스앤브이엑스가 특별관계인으로 새롭게 묶였다.
이번 공시로 공개된 임종윤 사장, 임종훈 사장 일가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율 총합은 28.4%다. 송영숙 회장, 임주현 실장 등 남은 특수관계인, OCI홀딩스 합산 지분율에는 못미친다. 하지만 이들은 한미약품 퇴직자, 친척 등을 비롯해 확보 가능한 우호지부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12일 한미약품그룹과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은 각사 현물 출자와 신주 발행취득 등을 통해 통합하는 합의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과 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이 이에 반대해 수원지방법원에 공동으로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며 한미약품그룹내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