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새해 들어 하락을 지속하면서 5대 은행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에서만 올들어 약 2300억원의 원금손실이 확정되는 등 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올해 들어 19일까지 만기 도래한 원금 약 4353억원 중 2057억원만 상환되며 2296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전체 손실률 52.8%를 기록했는데 일부 상품의 경우 손실률이 56.1%에 달하기도 했다.
지난 8~12일 손실액 1067억원에서 1주일 만에 1000억원 이상 불어났다.
홍콩H지수 기초 ELS에서 원금 손실이 급증한 것은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H지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1월 들어 하락 흐름이 이어지면 5000대 이하로 떨러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2021년 2월 12,000선을 넘어섰던 홍콩H지수는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지난 19일에는 5127.24로 내렸다.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ELS가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서 가격 하락률만큼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홍콩H지수가 고점이던 2021년 판매된 상품들의 만기가 올해부터 속속 돌아올 예정이기에 손실 규모가 더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5일 기준 홍콩H지수 기초 ELS 총 판매 총액 19조3000억원의 79.6%인 15조400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하며 상반기에 10조 이상(1분기 3조9천억원·2분기 6조3천억원)이 집중돼 있다.
ELS 상품 구조상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가 2021년 상반기의 65∼70% 수준은 돼야 원금손실을 피할 수 있는데 홍콩H지수가 큰 폭으로 반등하지 않는 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로 2021년 상반기 판매됐던 ELS가 당시 홍콩H지수가 10,340∼12,229 범위에서 현재는 5,000대로서 50% 이하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만약 손실률이 60% 수준까지 오르면 5대 은행에서 판매한 홍콩H지수 관련 ELS의 원금 손실 규모는 상반기에만 6조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