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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OCI' 이례적 신속 통합 합의, ‘남매의 난’ 발발하나?
'한미약품·OCI' 이례적 신속 통합 합의, ‘남매의 난’ 발발하나?
  • 임동욱 기자
  • 승인 2024.01.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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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5000억원 상속세 재원 마련, 양사 최대주주 변경...한미약품 장·차남 통합 반발 나서, 경영권분쟁 '불씨' 조짐

고 임성기 회장 장남 임종윤 사장 "선대 임성기 회장, OCI·한미 계약에 통곡했을 것""이번 거래로 임주현, OCI 사람되는 것"
"상속세 마련 목적 거래면 창피한 일" 여전히 송영숙·임주현 연락 못받아

[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제약회사인 한미약품그룹과 화학·첨단소재 기업 OCI그룹이 손을 잡고 지주사를 통합하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한미약품과 OCI의 각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가 통합을 결정하면서 하나의 기업집단으로 통합되어 단숨에 국내 30대 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향후 제약ㆍ바이오와 첨단소재ㆍ신재생에너지 사업군을 펼쳐나갈 전망이다.

하지만 고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이에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 조짐이 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의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와  태양광 업체로 잘 알려진 OCI그룹은 지난 12일 각사 현물출자와 신주발행 취득 등을 통한 그룹간 통합 합의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은 OCI그룹의 지주회사 OCI홀딩스가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취득하는 내용이다.

계약이 마무리되면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사가 되고 한미사이언스는 제약바이오 자회사를 거느리는 중간 지주사가 된다. 

OCI홀딩스는 앞으로 각 그룹별 1명씩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OCI의 이우현 회장과 한미 임주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한미약품그룹이 에너지 소재 전문 OCI와 지분 맞교환으로 통합 법인을 추진한 것은 고 임성기 회장 별세 후 최대 고민거리였던 상속세 납부 문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통합으로 송영숙 한미그룹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은 5000억원이 넘는 상속세 문제 해소에 상당 부분 부담을 덜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하지만 통합과정에 배제된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내부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한미약품은 지난해 사모펀드 운용사 라데팡스파트너스와 한미사이언스 지분 11.8%를 약 32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 임종윤 한미약품 미래전략 사장. <사진=한미약품>

이번 통합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주도 

그러나 거래에 참여하기로 한 새마을금고가 부실 논란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를 겪으며 투자를 철회하면서 계약은 무산됐다.

이번 통합 계약으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한다. 한미약품그룹으로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확보하므로 상속세 마련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이번 통합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어머니인 송영숙 회장과 함께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회장은 통합 추진 발표 직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통합을 통해) 자산 총액 기준 30대 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하게 됐다”면서 “사명과 CI도 이른 시간 내에 교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한미사이언스가 전략기획실장으로 임주현 사장을 선임하면서 임 사장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린 후계구도는 이번 통합을 통해 공고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통합에 반발하는 것이 변수다. 임 사장은 지난 13일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엑스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에 대해 한미 측이나 가족으로부터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 자료도 전달받은 적 없다"면서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은 15일 머니투데이 인터뷰를 통해서 OCI와 한미약품그룹의 통합 계약에 대해 "선대회장이 통곡하셨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사장은 또 "선대회장은 화이자가 인수한다고 해도 노(No)하셨 분"이라며 "제약강국에 대한 확신이 크셨다"고  OCI와의 통합에 반대입장을 고수했다.

더구나 이번 계약 체결 소식이 알려진 후 지금까지 송 회장, 임 실장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앞서 한미약품은 임 사장과 지속적으로 만나 통합의 취지, 방향성에 설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 사장은 "연락이 오지 않았고, 계약서도 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며 "나를 다른 개체로 보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밀실 경영이 이뤄져 왔지만 여러 노이즈로 한미약품이라는 브랜드에 누가 될까봐 참았다"며 "투스트라이크 풀카운트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제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종윤 사장은 고 임성기 창업주의 3남매 중 장남으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9.91%를 갖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대표까지 지냈지만 2022년 3월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현재 바이오 회사 디엑스앤브이엑스 최대주주이자 코리그룹 회장으로 있다.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과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사이에 장남 임종윤·장녀 임주현·차남 임종훈 등 3남매가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은 앞으로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음을 점치기도 한다.

현재 여동생인 임주현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10.2%, 송 회장은 11.66%를 갖고 있다. 차남인 임종훈 사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10.56%를 갖고 있다.

창업주의 고교 후배로, 경영진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1.52%)이 어느 편에 설지도 향후 통합 과정에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이번 통합 절차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면서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이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 임 사장과 만나 통합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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