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100.8%…금융당국 "채무상환 능력 기반한 대출 유도"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달 3조원 넘게 늘어나면서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계절적 요인에 기타대출이 줄었음에도, 주택담보대출이 3개월째 5조원대로 확대된 영향이다. 다만 증가폭은 전월에 비해 축소됐다.
10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기준 3조1000억원 늘어 1095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9개월 연속 증가세로, 역대 최대치다.
해당 증가세를 견인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이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작년 12월 기준 850조4000억원으로, 한달새 5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증가폭인 5조7000억원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5조원대 규모다. 주담대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지 않았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243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원가량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는 주택 매매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기타대출은 연말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요인의 영향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기업대출은 1247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9000억원 줄었다. 12개월 만에 감소 전환이다.
이 중 대기업대출 잔액은 247조8000억원으로 기업의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한도대출 상환 등에 따라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한달새 2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대출도 999조9000억원으로 한달새 3조9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부실채권 매·상각, 기업의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상당폭 감소했다는 진단이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8%로 잠정 집계됐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이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추겠다는 게 목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올해 중 스트레스 DSR 단계적 도입 등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채무상환 능력에 기반한 대출 취급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