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나연 기자] 우리나라와 미국의 정책금리가 사상 최대 격차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올해 내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미 정책금리 역전 현상은 일시적으로 금리차가 없었던 지난 2022년 8월을 제외하면 그해 7월부터 현재까지 1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과거 양국 정책금리가 역전된 최장 시간은 2005년 8월부터 2007년 9월까지 총 26개월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9월이 되면 종전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 2021년 8월 0.50%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1월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무려 3.00%p로 높였다.
다만 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은 우리나라보다 늦었지만 더욱 가팔랐다. 연준은2022년 3월 0.00~0.25%였던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0.25~0.50%로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기준금리에서 한국 기준금리를 차감한 역전 폭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사상 최대인 2.00%p로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올해 연말까지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10개 투자은행(IB)이 연준의 올해 연말 정책금리를 평균적으로 4% 초반대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구나 한은도 올해 2~3분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결과적으로 한미 금리 역전은 올해 내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가운데 연준의 실제 금리 인하 속도가 투자은행 전망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은은 "2022년 말에도 투자은행들이 대체로 연준보다 정책금리 수준을 낮게 전망했으나, 결국 연준 전망대로 조정했다"며 "향후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일부 시장 기대와 달리 연준의 올해 3월 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6~7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미 기준금리 차이는 금융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 조달 비용 상승과 해외투자 시 환 헤지 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금리 역전 상황에서 중대한 글로벌 외부 충격이 가세하는 경우 우리 경제의 위기 대응력과 회복력이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