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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처치노믹스(Churchnomics)'...새해 경영, 익산 두동교회서 배워보자
이것이 '처치노믹스(Churchnomics)'...새해 경영, 익산 두동교회서 배워보자
  • 권의종
  • 승인 2024.01.02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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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동(棟) 합친 '두동교회‘, 머리 쓰는 '두동(頭動)경영’...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과감한 혁신이 긴요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전라북도 익산시 성당면 두동리. 그곳에 가면 고즈넉한 교회 건물 하나가 눈길을 끈다. 1929년 건축된 두동교회 구 본당이다. 두동교회는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 정신을 앞장서 실천한 곳. 강대상 밑에 공간을 두어 예배 시간에 순사가 나타나면 교인들이 몸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전쟁 때는 인민위원회 사무실이 들어섰으나 교회 마룻장 밑에 작은 밀실을 만들어 청년들이 몸을 숨기는 장소로 활용했다. 

교회 건물 형태가 특이하다. 정면 3칸, 측면 3칸의 기억(ㄱ)자 한옥 구조다. 회중석을 직각으로 꺾어 남녀 좌석이 분리되게 설계됐다. 전면을 기준으로 남북축은 남자 좌석, 동서축은 여자 좌석이다. 출입문도 남녀석 각각으로 입,퇴장을 따로 하게 돼 있다. 두 축이 만나는 지점에 강대상이 놓여 있다. 강단은 한 칸 정도이며 남녀 예배석은 세 칸 정도로 크기가 같다. 

바닥에는 장마루가 깔려 있다. 강대상 전면의 팔각기둥은 건물의 회첨부를 받치는 동시에 예배볼 때 휘장을 쳐 남녀가 서로 보이지 않도록 했다. 지붕은 홑처마 우진각의 형태이며 골함석 재질이다. 2002년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179호로, 2011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한국기독교 사적 제4호로 지정됐다. 

두동교회당은 건축 당시의 시대 상황과 건축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초기 개신교 교회 건축물로 의미가 있다. 남녀평등을 주창하는 기독교 정신과 남녀칠세부동석으로 상징되는 내외법(內外法)의 존재와 유교 사상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동양 전통과 서양 종교의 결합을 독특한 건물 형태로 표현한 게 ‘신의 한 수’다. 기독교 전파 과정에서 토착 문화를 인정하며 자립적 선교를 표방한 ‘네비우스 선교 정책(Nevius Mission Plan)’의 영향이라는 평가다. 

두동교회 전경

동양 전통과 서양 종교의 결합을 건물 형태로 표현

두동교회의 건축 양식은 경영학적 관점에서 보면 또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위협(threat) 요인의 기회(opportunity) 요인으로의 극적 대반전이다. 남녀유별의 넘기 힘든 장벽을 건물 구조 변화를 통해 뛰어넘은 쾌거의 걸작이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고 세계 10대 경제국 반열에 오른 한국경제의 핵심 동인(動因)인 기업가정신과 일맥상통한다. 

2024년 새해를 맞는 기업인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위기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고 다부지다. 주요 경제단체장들의 신년사 내용이 방증하는 바다.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는 신성장 동력 발굴과 과감한 혁신이 긴요하다는데 하나같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새해 녹록지 않은 대외 환경에 맞서 한국경제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계는 적극적인 고용과 선제적 투자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성장 둔화와 중국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작년보다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우리가 디지털 전환의 흐름에서 앞서가려면 새로운 기술과 신성장동력의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첨단산업의 기술 패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반도체, IT(정보기술) 같은 우리 주력 산업과 국가 경제에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 활력 제고만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근본적 해법”임을 강조했다. 이어 국내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외국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강력한 노동 개혁과 과감한 규제 혁신, 상속세·법인세 등 조세 제도 개선이 긴요함을 덧붙었다.

'남녀칠세부동석'의 유교문화가 표현된 두동교회의 옛 본당 모습. 목사님이 강론했을 것 같은 강단이 한 단 높게 설치돼 있고 나무 기둥이 세워져 있다. 직각으로 배치된 예배 공간 속에서 강단 앞에 세워진 기둥에 가림막을 치고 남녀가 구분해서 앉았다. 강단 위에서 볼 때 왼쪽은 남자들이, 오른쪽은 여자들이 앉았다. 한 공간에 있지만 목사님 외에는 서로를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경제단체장 신년사, 신성장 동력 발굴과 혁신에 초점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급속한 공급망 변화와 새로운 통상 이슈 부각 등 구조적 전환기를 무역업계가 기회로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무역업계는 구조적 전환기를 새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회로 삼고 더욱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 한다"며 "급변하는 무역 환경에 대응해 무역 구조 혁신과 회원사 경쟁력 제고를 통해 우리나라 수출이 활력을 되찾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올해 주요과제로 노동 개혁을 통한 중소기업 인력난 완화를 꼽으며 고용 노동 정책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주52시간제 유연화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고 국회를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상시법으로 전환된 중견기업특별법을 내실화하고 킬러규제를 포함해 중견기업의 애로를 가중하는 법과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재계의 노력이 결실을 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또 반드시 그렇게 돼야 한다. 넘지 못할 고비가 없고, 해결 못 할 문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고 지레 포기하는 게 진짜 문제다. 궁즉통(窮則通), 극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면 해결책이 생기고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면 돌파구가 열리게 마련이다. 경제가 금방 무너질 것 같다가도 몇 년 지나고 나서 보면 훌쩍 더 성장하고 발전했던 사실을 우리는 그동안 여러 차례 경험했다. 

경제가 어려운 게 어디 올해뿐이랴. 한국 경제사는 고난의 역사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무역적자, 코로나 팬데믹을 잘 극복했다. 땅도 자원도 빈약한 한국이 이만큼 발전한 것은 우수한 인적자원 덕분이다. 초대 기독교인이 난제 해결을 위해 두 개의 동(棟)을 합쳐 '두동교회‘를 지었듯, 한국경제도 난국 타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하는 ‘두동(頭動)경영’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 구할 건 지혜, 믿을 건 사람뿐이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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