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규모 설비증설에 4분기에는 프로판가격 상승세로 손실 재차 확대전망. 재무부담도 크게 증가
순차입금 2.5조원, 부채비율 무려 3,474%. 신디케이트론 분활상환으로 자금수지도 타이트. 추가자본확충 필요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 7일 수시평가를 통해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정기평가)를 그대로 유지했다.
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은 일정 기간내 실적 개선이 없으면 신용등급을 정식으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는 일종의 선제적 경고 조치다.
한신평은 등급전망 하향조정 이유로, 부진한 영업수익성이 이어지고 있고,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을 감안할 때 실적 회복 불확실성도 높으며, 이익창출력 대비 재무부담이 과중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업황 부진에 따른 더딘 이익창출력 회복세, 확대된 이자비용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에는 시일이 소요될 전망인 점도 이유로 들었다.
한신평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23년 3분기 누적(연결기준) 2.1조원의 매출액과 1,514억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분기별 영업손실 규모는 1분기 453억원 →2분기 1,033억원 → 3분기 28억원 등으로 많이 줄어들고 있다.
그동안 손실 확대의 주요 원인이었던 베트남 PDH 설비가 2023년 4~5월 반응기 교체작업 이후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3분기 프로판 가격 하락으로 스프레드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효성화학은 이같은 생산 정상화를 바탕으로 향후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리고, 동남아 지역 내 LPG 리테일 판매 사업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중국의 대규모 PDH 설비 증설 등으로 프로필렌 계열 제품의 수급 여건이 여전히 비우호적인 점은 효성화학의 수익성 회복에 제약요인이 될 전망이다. 3분기 베트남 공장 정상 가동에도 손익분기 수준의 수익성을 기록한 점을 감안할 때, 안정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서는 추가 스프레드 개선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나, 수급 저하 영향으로 단기간 내 큰 폭의 스프레드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
실제, 23년 4분기에는 프로판 가격 상승세 전환에 따른 스프레드 축소로 3분기 대비 손실 규모가 재차 확대될 전망이다. 이 회사의 중단기 수익성 개선 폭은 크지 않은 수준일 것으로 한신평은 예상했다.
이와함께 대규모 설비투자 부담으로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했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018년 말 9,034억원에서 23년 9월 말 약 2.5조원 선으로 커졌다. PP 업황 둔화와 베트남 법인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안정성 지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23년 9월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무려 3,474.7%, 차입금의존도는 78.6%에 각각 달한다. 이익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2022년 하반기부터 신디케이트론(운영자금 대출 포함 총 차입원금
9.95억달러) 분할 상환(3년 기간)이 시작돼 자금수지도 타이트한 상황으로 파악된다고 한신평은 설명했다.
베트남 PP/PDH 설비와 NF3 증설투자 완료로, 향후 투자규모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3년 6월 토지 재평가(1,500억원 가량 자본확충), 23년 8,9월 1천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발행(회계상 자본 인정), 23년 10월 유상증자(효성 제3자배정, 500억원 출자) 등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영업실적 개선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나 재무안정성지표 회복은 더디게 나타날 전망으로, 단기간 내 현 등급에 부합하는 수준으로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확충 노력이 병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한신평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