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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자기자본대비 해외부동산투자비중 40% 넘어
메리츠증권, 자기자본대비 해외부동산투자비중 40% 넘어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12.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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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보고서. 10대 증권사들 중 가장 높아. 최근 유럽 미국 오피스빌딩투자 손실위험 높아지며 비상
하나(36.6%), 미래에셋(24.6%), 신한투자(21.5%) 등도 높아. 평가손실과 충당금으로 이미 속속 실적저하
메리츠는 순익 줄고, 하나,신한,미래에셋증권 등은 3분기 순손실 발생. 비중낮은 키움,삼성증권등은 큰 흑자
▲메리츠증권 현판석
▲메리츠증권 현판석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최근 유럽과 미국 등의 오피스빌딩 시장이 고금리 지속 및 공실률 증가 등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 증권사들 중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도 이 비중이 10%를 넘고 있다. 이들 증권사외에 대신증권의 이 비중도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6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각 증권사 업무보고서를 재가공해 분석한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들 중 지난 9월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해외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메리츠증권으로, 40.8%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리츠증권 다음으로 높은 곳은 하나증권(36.6%)으로, 메리츠증권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다음은 미래에셋(24.6%), 신한투자(21.5%), NH투자(15.2%)증권 순이다.

나머지 대형 증권사들은 모두 10%가 넘지 않았다. KB증권 9.5%, 한국투자증권 9.4%, 키움증권 8.2%였으며, 삼성증권은 6%에 불과했다.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비중과 분기 순손익(한신평)
▲대형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투자비중과 분기 순손익(한신평)

 

한신평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투자잔액은 약 13.7조원(233월 말 기준)이다. 대형 증권사가 11.7조원, 중소형사 1.9조원 정도다.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대형사가 20.2%, 중소형사 10.2% 수준이다.

증권사 해외 부동산투자 중 오피스가 약 7조원으로 절반 수준이며, 오피스의 지역 구성으로는 유럽이 3.5조원, 북미가 2.2조원으로, 유럽 및 북미 비중이 높다. 미국과 유럽 금리가 국내보다 더 높아 금융비용 부담이 높은데다 재택근무 등 수요환경의 변화로 북미와 유럽 오피스 공실률이 20%를 상회하고 있어 임대료 등 현금흐름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특히 유럽지역의 경우 선순위 대출 차환주기가 2~5년으로 미국 지역(대체로 10년 정도)보다 잦은 편이다. 높은 금리수준과 공실률로 감정가격이 하락하고 이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증권사들이 많이 취급한 중후순위 투자자의 추가 투자나 손실 인식이 필요한 오피스가 늘어나고 있다.

한신평은 따라서 국내 대형 증권사의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올해부터 오피스를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인식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투자는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중후순위 및 지분투자 편입 비중이 높아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감정가격 하락 대비 손실률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감정가격 하락과 손실 인식과 별개로, 리파이낸싱 과정에서 선순위 대출 상환 요구 등으로 추가 출자 등 유동성 대응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최근 공시된 국내 증권사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해외 대체투자에 적극적이었던 대형 증권사들이 유럽과 미국 오피스 투자와 관련한 평가손실 혹은 충당금 설정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이 저하되고, 일부는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별도기준 421억원 적자), 신한투자증권(-188억원), 미래에셋증권(-40억원) 등이 지난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메리츠증권도 작년 4분기 3,003억원에 달했던 분기순이익이 올 1분기(1,433억원), 2분기(1,028억원), 3분기(785억원) 등 올 들어서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반면 해외부동산 익스포져 비중이 10%가 안되는 키움증권(1,900억원), 한국투자증권(1,541억원), 삼성증권(1,398억원), KB증권(1,263억원) 등은 모두 3분기에 1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한신평은 다만, 해외 대체투자 부담으로 인한 증권사의 재무안정성 및 신용도 영향은 대체로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는 해외 대체투자 부담이 큰 증권사들의 경우 대부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로, 투자중개부문, 채권 등 유가증권 운용부문, 자산관리부문, IPO(기업공개), DCM(채권자본시장), 인수금융 등 부동산 외 IB(기업금융)부문 등 사업기반 다각화 정도가 높고, 이에 따른 수익창출력도 우수해 해외 대체투자로 예상되는 손실에 대해 충분한 흡수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의 투어유럽빌딩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의 투어유럽빌딩

 

한편 최근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오피스 투자건들 중 손실 확대로 곤욕을 겪고 있는 사례가 이미 속속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프랑스 파리 오피스 건물인 투어유럽빌딩이다. 프랑스 파리 인근 대형 상업지구인 라데팡스에 있으며, 지상 28층 규모로 1969년 완공했다. 2002년 건물 외관을 리모델링 했다.

땅집고등의 보도에 따르면 고금리와 공실률 증가로 타격을 받으면서 이 건물 가치가 크게 하락, 대출 만기 연장을 위해 운용사(인마크자산운용)가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대주단의 추가 출자는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진다.

한국투자증권이 선순위 투자자로 총 3,700억원을 투입했으며, 국내 기관 투자자 투자금도 1,700억원 정도 들어가 있다. 최근 해외 오피스 시장 불황으로 대주단이 대출 일부 상환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수금액 중 2,000억원은 현지에서 대출을 일으켰고 700억원은 자기자본(PI)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1,700억원 투자는 한국투자증권(560억원), 군인공제회(300억원), 건설근로자공제회(300억원), 우리은행(200억원) 등이다. 대출 만기는 내년 초 쯤으로 알려졌다.

해외 부동산 열풍이 불었던 2019, 라데팡스 투어유럽빌딩을 인수하기 위해 국내 기관투자자들끼리 경쟁까지 벌이며 투자했던 게 이렇게 바뀌었다. 당시는 저금리 시기여서 환율로 차입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고, 원화가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여서 헷지(위험 회피)로 인한 수익 발생이 예상됐다.

무엇보다 투어유럽빌딩은 장기 임대계약을 기반으로 연 7%대의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이 쉽게 모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주요 임차인은 프랑스 정부가 대주주로 있는 프랑스 전력 공사의 자회사 등이었다.

라데팡스 지구의 평균 공실률은 20194%대에서 올 초 20%대로까지 치솟았다.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실적은 증권사들 중 상위권에 속하지만 해외 부동산 위기에 충당금 규모는 크게 불어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분기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데 이어 3분기에도 648억원 가량을 설정했다. 이 중 400억원 가량이 해외 부동산 관련인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과 한국 금리추이
▲미국과 한국 금리추이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도 최근 운용 기한 내 투자 회수에 실패하면서 펀드 만기 연장을 추진하기도 했다. 더블린 랜딩2 빌딩으로, 2018년 제이알투자운용이 하나증권과 손잡고 1650만유로(1,450억원)에 인수한 오피스 빌딩이다.

하나증권은 랜딩2 빌딩 외에도 베스타스운용과 2018년 샤르몽익스체인지를 14500만유로(1,865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이 펀드는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국내 기관들이 사들인 이 두 빌딩의 주요 임차인은 공유오피스 업체 위워크(WeWork).

인수 당시에는 위워크가 장기 임차를 약속하면서 안정적인 투자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위워크 측이 스스로 파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LB자산운용이 KB증권과 사들인 더블린 베케트 빌딩도 펀드 만기를 2년 뒤인 2025년으로 연장하고 현지에서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8년 당시 매입가는 1100만유로(1,300억원)였지만 최근 거론된 매각가는 8000만유로(1,156억원)를 전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원금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 7월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에 대출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대손상각하기로 했다. 거의 대부분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손실처리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20196월 펀드를 조성,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해당 빌딩에 중순위(메자닌) 투자를 했다. 당시 환율 기준 2,800억원을 대출해줬으나 빌딩 매각으로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지금 회수가 어려워졌다.

중순위로 자금을 댄 투자처에는 미래에셋증권(240억원)뿐 아니라 우리은행(765억원) 한국투자증권(400억원) 유진투자증권(200억원) 한국은행 노조(20억원)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최근 투자 회수 지연사례의 절반 이상이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구, 아일앤드 더블린, 폴란드 바르샤뱌,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 공실률 상위 4개 유럽 도시와 오스틴, 샌프란시스코, 뉴욕 맨허튼, 피닉스 등 오피스 공실률 상위 4개 미국 도시에 분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담보권이 없는 메자닌(혹은 중순위) 및 지분투자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대체투자는 2009년 시작돼 이후 상당기간 동안 국민연금이나 교직원 공제회 등 운용자산 규모가 매우 큰 기관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다수의 보험-증권사가 본격적으로 투자자 대열에 합류한 것은 2018년 이후다.

너무 늦게, 이미 10여년의 가격 상승이 지속된 이후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다소 불운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한기평 보고서는 평가하기도 했다.

올해와 내년 만기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금액만 2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금리가 다시 내려 해외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다시 회복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마땅한 대책도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투자 때문에, 또 중소형 증권사들은 주로 국내 부동산PF 투자 때문에 각각 곤욕을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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