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엘리베이터 이사 사임에 대해 "정상화 첫단추...수익성 개선해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약 2%를 보유 중인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터가 현재 7.64%에 달하는 기보유 자사주를 전량 소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메리츠자산운용을 지난 8월 인수한 강성부 펀드가 이름을 바꾼 KCGI자산운용은 22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가 지난 10월 2.97% 규모의 자사주를 우리사주조합에 처분한 것과 관련, "대주주 우호지분 늘리기로 해석될 소지가 있는 이런 결정을 내린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회사가 공시한 바와 같이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기업 지배구조 정책이 말 그대로 그 진의가 오롯이 전달되기 위해서라도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소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명재엽 KCGI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최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엘리베이터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한 데 대해서는 "이사회 정상화의 첫 단추"라며 "추가로 현 회장 사임 이후 급여 수령이나 경영 의사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명 팀장은 "급여 관련해서는 지난 8월 주주서한을 통해서도 경영 성과에 연동되지 않는 과도한 급여에 대해 지적한 바 있고, 주주대표소송 패소 당사자가 그 대상이 되는 기업으로 급여를 수취하는 것 자체가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현 회장이 2대 주주인 스위스 쉰들러홀딩스가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최종 패소하면서 170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 개편안, 향후 당기순이익 50% 이상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 정책 등을 발표했고, 현 회장은 등기이사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KCGI운용은 지난 8월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공개 주주서한을 발송한 바 있다.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가 경상이익의 50% 이상을 환원하겠다고 계획을 밝힌 부분에 대해 "주주환원의 재원이 되는 이익, 즉 수익성 개선이 더 중요하다"며 "지난 8월 주주서한에서 해외 부문 수익성 개선, 국내외 지분 투자에 따른 손상차손 등으로 인한 수익성 부진을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대엘리베이터의 주력 사업인 승강기 사업 외 부동산, 호텔, 금융업 등에 지나치게 많은 자산이 편중 배치돼있다"며 "해당 비주력 사업 효율화 방안을 마련해주길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이 밖에 상법상 주주 제안 안건이 6주 전에 전달돼야 하는데, 회사가 정확히 6주 전인 지난 17일에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공시함으로써 회사 외에는 어떤 주주도 안건을 제안해서 상정하는 게 불가능해졌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