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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달구는 메가시티 논쟁, 시큰둥한 국민 반응
정치권 달구는 메가시티 논쟁, 시큰둥한 국민 반응
  • 나병문
  • 승인 2023.11.2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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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문 칼럼] 최근 서울시와 김포시가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해 심층 연구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병수 김포시장이 만난 자리에서 김 시장은 “김포시가 생활권이 밀접한 서울로 편입된다면 동반 성장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로의 편입을 공식 제안했다. 그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동일 생활권 삶의 질 향상 TF’를 구성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김포의 숙원사업인 5호선 연장 문제가 이번 편입 시도의 시발점이라고 분석한다. 알다시피 김포의 주요 출퇴근 수단인 경전철 김포골드라인은 혼잡도가 극에 달해 ‘골병 라인’으로 일컬어질 정도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김포시의 승부수가 바로 서울 편입이라는 것이다. 김 시장도 “김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시민들이 누리는 교통·문화·복지·교육 등 인프라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며 그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13일 백경현 구리시장과도 만났다. 김포시장과의 회동에 이은 두 번째 만남이다. 면담이 끝난 후 백 시장은 “구리시는 인구 19만 명의 작은 도시로 자족도시의 기능을 발휘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각종 개발을 통해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16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3자 회동을 열고 서울 편입 관련 현안을 논의했다.

메가시티와 관련된 움직임은 충청권에도 있다. 얼마 전에 대전시장, 세종시장, 충남도지사, 충북도지사가 만나서 메가시티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할 것을 천명했다. 충청권은 올해 1월에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을 출범한 바 있다. 합동추진단 관계자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추진에 대한 협력 의지가 더욱 공고해졌다”라며 계획을 차질 없이 수행하여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선거철만 되면 떠오르는 이슈, 그들만의 쟁점(爭點)인가

총선이 머지않은 시점에 이슈화된 메가시티 추진 배경에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 문제는 정치권에서도 선뜻 꺼내기 힘든 예민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경기도가 2026년 7월 출범을 목표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추진하면서, 김포시는 경기 남부 또는 북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포시가 서울시로의 편입 추진 카드를 전격적으로 꺼내 든 것이다.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시 을 당협위원장은 “경기북도 편입보다 서울로 편입할 것이다. 서울에 없는 서해바다가 김포시에 있다”라며 서울 편입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이 같은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시도가 가져올 파장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 계획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면 경기도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온 특별자치도 구상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과 인접한 다른 도시들의 편입 요구도 빗발칠 것이다.

정치권의 반응도 뜨겁다. 여당은 최근 김포시를 서울에 편입하는 ‘경기도와 서울특별시 간 관할구역 변경에 관한 특별법률안’을 발의하며 ‘메가 서울’의 현실화에 첫발을 뗐다. 국민의힘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된 조경태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 맞게 메가시티를 서울로만 국한할 게 아니라 부산, 대구, 충청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야당 소속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30년 동안 어떤 정부에서도 한결같이 추진한 국토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정면으로 역행하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집권당의 무책임한 던지기식 정치로 정쟁할 만큼 대한민국 상황이 한가롭지 않다”라며 비판했다. 야당 지도부가 다소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이유는 여당이 주도하는 정책을 환영하진 않지만, 대놓고 반대하기도 쉽지 않은 이슈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 해법 경청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정치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나친 호들갑과는 별개로, 메가시티 이슈와 관련하여 참고할 만한 자료가 있다. 2018년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대도시권 실태평가 지표개발 및 주요 대도시권 비교평가 연구 용역’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메가시티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경제적 번영(Economic Prosperity)’과 ‘장소 매력도(Quality of Place)’ 그리고 내부 도시 간의 ‘연계성(Connectivity)’ 3가지가 필요하다고 한다.

‘경제적 번영’은 지역에 포진한 인적자원 경쟁력, 혁신 경쟁력과 산업클러스터 경쟁력을 중시한다. ‘장소 매력도’는 지역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케 하는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마지막으로 ‘연계성’은 중심도시와 배후도시 사이의 시너지효과를 창출하는 메가시티의 핵심 경쟁력으로 메가시티 내부의 연계성을 중시한다. 중심도시가 부족한 것을 배후도시가 채워주고 배후도시에 없는 요소를 중심도시가 메워줄 수 있는 관계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세계적인 도시경제학 권위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메가시티 성패의 열쇠는 뛰어난 인재, 유연한 기업, 그리고 이들을 잇는 연결성 세 가지”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서울은 개방성이 매우 높은 도시이기 때문에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메가시티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그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메가 서울’ 문제가 쉽사리 풀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메가시티를 둘러싼 정치권의 열기가 갈수록 과열되는 데 비해 세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정쟁의 소재거리로만 삼으려 드는 행태가 눈에 거슬리는 탓이다. 이런 일일수록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터인데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늘 하는 말이지만, 정치의 본령은 민심을 살펴 국민 삶이 나아지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걸 잊는 순간, 어느 정파(政派)든 백성들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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