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물가가 넉 달 연속 상승세다. 반도체 회복에 수출 물가도 소폭 올랐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0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0.38로 전월보다 0.5% 상승했다.
7월 0.2% 상승, 8월 4.2% 상승, 9월 2.9% 상승에 이어 넉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으로 9월 90달러를 넘어섰던 국제유가가 하락했으나 환율이 올라 수입물가는 상승세가 지속됐다.
10월 평균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89.75달러로 9월의 93.25달러에서 3.8% 하락했다. 반면 환율은 9월 1329.47원에서 1350.69원으로 1.6% 올랐다.
원재료는 유가 하락에 광산품(-0.5%)을 중심으로 전월비 0.4% 하락했다. 넉 달만에 하락세다. 중간재는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3.0%), 화학제품(1.1%) 등이 오르며 전월비 0.9% 상승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0.8%, 1.0% 올랐다.
10월 수출물가도 수입물가와 동일한 수준인 전월 대비 0.5% 오르며 4개월 연속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환율 상승세가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 등의 수출 가격을 끌어올렸다.
주요 수출품목에 해당하는 플래시메모리 수출가격은 전월 대비 13.5% 상승했고 디램 가격도 전월 대비 9.9% 올랐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한 수출물가는 두 품목 모두 30% 가까이 급락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수출물가가 원화 기준으로 0.5% 상승하긴 했지만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하락한 상황이 맞다"면서 "계약 기준 환율 영향이 1.6% 반영돼 있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반도체의 경우 지난 8월(원화 기준)부터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일부 상승하고 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큰 폭 하락했다"면서 "반면 수출가격은 고사양 수요가 높은 데다 공급업체들의 재고조정이 이뤄지면서 D램 등을 중심으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향후 반도체 수출입 물가 추이는 다른 경제상황과 맞물려 진행될 수 있는 만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