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정부가 기존 살충제에 저항성을 갖게 된 빈대를 방제할 수 있도록 대체 살충제 8종의 사용을 승인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빈대 방제를 위해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디노테퓨란으로 만든 살충제 8개 제품을 긴급 사용 승인했다고 10일 밝혔다.
과학원 관계자는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가정에서도 쓸 수 있도록 안전성 검증 등 후속 승인 절차에 즉시 착수했다"라며 "저항성이 덜한 다른 살충제도 추가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사용 승인된 살충제는 모두 전문 방역업자가 사용하는 방제용으로 가정용은 아니며, 긴급 사용 승인 기간은 1년이다.
이는 빈대가 기존에 사용하던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에 저항성을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한 조처로 풀이된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는 국내에서 모기·파리·바퀴벌레를 방제하기 위한 용도로 이미 사용되고 있다.
다만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네오니코티노이드계 살충제를 이전부터 사용해온 지역에서 빈대가 저항성을 형성했다는 보고가 나오고 빈대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내 빈대 개체군이 아직 네오니코티노이드계에 적응하지 못한 상태라고 하더라도 빈대는 알에서 깨어나 성충이 되기까지 한 달밖에 안 걸리기 때문에 저항성을 빠르게 형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게다가 안전성 심사를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인체에 유해할 수 있으므로 살충제를 살포하는 화학적 방제보다는 고열 증기로 소독하는 물리적 방제를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금한승 과학원장도 "화학적 방제는 필연적으로 저항성 문제를 일으켜 인체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증기·고온 처리·진공 청소기 흡입 등 물리적 방제를 우선하고 꼭 필요한 곳에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