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승인 가능성 높아져. 승인하면 가장 까다로운 관문 통과하는 셈. 미국, 일본 승인 절차만 남아
아시아나 노조 반발 무마도 관건. 그렇더라도 합병 8~9부 능선 넘어섰다는 평가 많아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아시아나항공은 2일 임시 이사회에서 화물사업 부문 매각에 동의하는 안건이 가결 처리됐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을 허용할 가능성이 커져, 3년간 이어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절차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은 2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인 EU 집행위원회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에 포함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다.
지난달 30일 8시간에 가까운 마라톤회의에서 결론을 짓지 못한 내용이다. 해당 시정조치안에는 신주 인수 계약 거래 종결 후 아시아나 화물 분할·매각과 유럽 4개 여객 노선에 신규 진입자 유치를 위한 지원 방안 등이 담겼다.
이날 아시아나항공 이사회에는 이사 전원(5명)이 출석했다. 표결 결과 찬성 3명, 반대 1명, 기권 1명으로 가결 요건을 충족했다. 아시아나 이사회의 가결 처리로, 대한항공은 이르면 이날 EC에 최종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전망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아시아나 이사회의 승인을 전제로 EC에 시정조치안 제출을 승인했다. 마찬가지로 아시아나와의 신주 인수계약 관련 합의서 체결도 승인했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가 그동안 제기해온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며, 두 항공사의 합병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물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을 포함한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이 즉각적인 EU 집행위의 승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EU 집행위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을 끌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절차에 착수한 이래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국 가운데 EU와 미국, 일본 외의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아직 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 이중 EU가 가장 깐깐하고 까다롭다는 평을 들어 왔다.
EU가 찬성하더라도 미국, 일본의 승인절차가 남아있고,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반발을 잠재워야하는 과제도 남겨두고 있으나 가장 어려운 관문은 통과한다고 해서 EU 승인을 받으면 8~9부 능선을 넘어서는 것이라는 평을 들어 왔다.
한편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최근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한단계 상향조정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을 제외한 여객사업만 인수하게 될 경우, 당초 기대 대비 사업안정성 개선 폭이 제약될 수 있지만, 사업 매각대금 유입을 통한 재무부담 일부 완화, 화물부문의 잠재적인 통합비용 축소 등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불발되는 경우에도 항공산업의 경쟁강도가 점증하면서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겠으나, 1위 사업자로서의 시장지위, 여객/화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와 전 세계적으로 구축된 우수한 노선경쟁력이 여전한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연결편입에 따른 재무부담 상승 부담이 해소되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 불발이 대한항공의 신용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