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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에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논란..."연금 더 줄어"
국민연금에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논란..."연금 더 줄어"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3.10.29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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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이나 경제사정 따라 수령액 자동조정...연금행동 "노후 소득 보장 취지 사라져"
"확정기여형(DC)으로의 전환은 국민연금 제도 근간 흔드는 것"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 개혁안에서 제시한 자동안정화장치가 가뜩이나 적은 연금액을 더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확정급여형(DB) 구조를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국민연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보건복지부는 제3차 국민연금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서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방침을 밝혔다.

자동안정화장치((Automatic Balance Mechanism)는 인구 통계적, 경제적 변화에 대응해 연금제도가 가진 미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경제 상황에 따라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같은 모수(母數)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규칙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당시 "미래 준비를 위해 재정 방식 개선 등 공론화 과제를 포함했다"며 "인구·경제 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자동안정화장치의 도입 또는 확정기여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를 위한 공적연금 제도 개혁 방안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독일, 일본, 캐나다, 호주, 스웨덴, 핀란드 등 24개국이 이 장치를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핀란드의 자동안정화장치는 기대 여명이 늘어나는 경우 그 해 국민연금 수급액을 줄이는 식이다. 

보고서는  "이번 연구의 재정추계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재정 안정을 달성하려면 보험료율을 최소한 21.33%까지 인상해야 하지만, 제약 요인이 상당하다"며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을 고려해 보험료 인상과 함께 다소 약한 정도의 자동안정장치를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부의 환경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으로부터 연금제도를 보호하고, 반복적인 개혁 논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임의로 제도를 개혁하는 것보다 규칙적이고 투명하며, 세대 간 형평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동조정장치의 장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향후 본격적으로 장치 도입 방안을 모색할 때는 재정 안정성 제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급여 수준이 크게 하락하지 않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연금 전문가들은 한국의 현실에서 자동안정화장치 도입이 결국 보장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자동안정화 장치 도입은 소득대체율 삭감 이상의 연금 삭감제도로 보장성을 크게 훼손해 제도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것이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 우리나라는 실질이든 명목이든 소득대체율이 40% 수준"이라며 "대부분 자동안정화장치는 급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동하는데, 40%도 안 되는 소득대체율을 줄이는 방향은 맞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장치를 도입한 국가들은 연금 제도가 성숙했기에 도입이 가능했다고 했다.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306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자동안정화장치가 우리나라에 도입되면 노후 소득 보장이라는 제도 취지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국민연금이 충분히 노인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덜 내고 더 받는' 현재 확정급여형(DB) 구조를 향후 '낸 만큼 돌려받는' 확정기여형(DC)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DB 형식은 정해진 급여를 지급하지만 DC형은 납부한 보험료와 이자를 합산한 액수를 돌려받는 방식이다.

공적연금연금행동은 "DC방식 전환은 국민연금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며 "어떤 복지제도도 그렇게 설계돼 있지 않는데 낸 만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공적연금의 사회연대 및 재분배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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