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이하 협의회)는 23일 오비맥주가 이달 11일부터 카스 등 맥주 공장 출고가를 올린 데 대해 “오비맥주의 손익현황 및 원가 분석 결과 과도한 가격 인상으로 보여진다”면서 "무리한 가격 인상이니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비맥주는 지난 11일부터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현재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한국소비자연맹 등 12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이 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 및 설명자료에서 오비맥주의 원가 압박 주장은 크게 타당성이 없었으며, 업체의 영업이익과 매출액까지 매우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 가격 인상의 타당성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협의회는 구체적으로 맥주의 원재료인 국내산 맥주맥의 가격은 1kg 기준, 21년 평균 1,036.80원에서 22년 평균 988.22원으로, 21년 대비 22년 4.7% 하락했으며, 또 다른 원재료인 호프(홉)는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1년 단가 평균 대비 22년 단가 평균 가격이 7.0%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 23년 8월부터 호프의 가격이 전월 대비 50.4%로,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호프의 가격이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되었다면서 이에 맥주 주 원재료로 인한 원가 압박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오비맥주의 매출원가율을 분석한 결과, 20년 40.1%, 21년 42.2%, 22년 41.0%로 큰 변동은 없었으며, 오히려 22년의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고, 영업이익률은 3.7%p나 증가해 원가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라는 기업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또 국내 맥주 시장 매출 상위 3개 업체인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의 최근 3개년 손익현황을 비교한 결과, 22년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은 23.2%, 하이트진로 7.4%, 롯데칠성음료 7.7%로 각각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가 동종업계 대비 3배 이상 영업이익률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자체적으로도 이익이 크게 증가해 오비맥주 매출액은 21년 대비 22년 16.0% 증가, 영업이익은 38.1% 각각 증가하며 매우 좋은 영업 실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같은 호 실적을 누리면서도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이윤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고 오비맥주를 선택해 준 소비자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가격 정책으로 보여진다고 비판했다.

협의회는 맥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은 외식 물가 상승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상황이라면서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각종 외식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를 소비자와 함께 이겨나가기를 촉구했다.

또 맥주 시장의 또 다른 업체들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는 업계 1위 업체의 가격 정책에 편승해 이를 틈타 명분 없는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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