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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정치판 소용돌이, 국민이 끝장내야
막가는 정치판 소용돌이, 국민이 끝장내야
  • 류동길
  • 승인 2023.09.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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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감사원이 얼마 전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집값·소득·고용 통계를 조작했다는 감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문 정부 인사들은 “윤석열 정부가 감사를 조작했다”고 반발했다. 문 전 대통령까지 나서서 자신의 집권 기간에 고용률이 사상 최고였다고 반박했다. 

고용률이 높았던 건 국민 세금으로 단기 알바 일자리를 대폭 늘린 결과였기에 결코 자랑할 일이 아니었다. 청와대 인사들이 통계 조작을 지시했거나 관여한 구체적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통계 조작인지, 감사 조작인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통계 조작이 사실이라면 누가 어떻게 관여했는지는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임금과 이전(移轉)소득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나면 소비가 증가하고, 이는 투자와 생산을 증가시켜 일자리와 소득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득은 투자와 성장의 결과인데 분배를 통해 소득을 억지로 늘려 성장을 이루겠다는 건 말이 마차를 끄는 것이 아니라 마차가 말을 끌고 가겠다는 것과 같은 논리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소득은 감소하고 분배는 나빠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정책을 수정하기는커녕 정책 실패를 감추고 국민을 기만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통계를 조작·왜곡했다.

그 결과, 소득 분배 악화가 개선으로 바뀌고 집값 상승이 안정으로 둔갑하는 통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조작된 엉터리 통계를 바탕으로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부동산은 자신 있다”고 큰소리쳤다. 경제 실상을 외면한 자찬이었고, 위암 환자에게 소화 불량이라며 소화제를 먹여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진단과 처방이었다.

이른바 ‘커피 게이트’는 2022년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음모와 공작의 산물이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산저축은행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 주면서 ‘수사 무마’를 암시했다는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허위 보도가 발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매체들은 그 뉴스를 앞다퉈 인용하며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몰아붙였다. 대통령 후보 TV 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국민의힘 윤 후보에게 ”왜 커피를 타 주었느냐“고 힐문하기까지 했다. 이 가짜 뉴스가 대선 3일 전이 아니라 일주일 전에 터졌다면 대통령의 얼굴이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분석도 있다.

‘커피 게이트’는 2002년 대선 때 사기꾼 김대업의 ‘병풍 사건’과 닮은꼴이다. 병풍을 조작해 대선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고 김대업을 “의인”으로 추켜세운 자들은 별 탈 없이 정치적으로 승승장구했다. 그런 과정을 지켜본 사람들은 자기들도 정치 공작이나 음모를 꾸밀 유혹을 느낄 것이다. 

그런 음모와 범죄에 철퇴를 내리지 않으면 유사한 일은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틀림없다. 그걸 막을 방법이 있다. 선거 공작에 가담했거나 가짜 뉴스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자는 어떤 벌을 받든, 사면·복권이 되든 말든, 평생 정치판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다.

선거 결과가 공작과 가짜 뉴스에 영향받는다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일 수 없다. 통계 조작과 대선 공작 사건까지 드러나자 민주당은 “야당 탄압”이라고 역공을 펴면서 한덕수 총리 해임건의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한 맞불 성격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러나 체포동의안은 국회에서 가결됐다.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던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한 게 역효과를 냈다는 분석도 있지만, 어쨌든 민주당에서 반란표가 나온 결과임은 분명하다.

소용돌이 정치는 계속 진행되고 있고 얽히고설킨 문제는 쌓여 가고 있다. 결국 해결의 열쇠는 국민이 쥐고 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막 나가는 정치판을 준엄히 꾸짖고 심판해야 한다. 국민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으려면 언론부터 바로 서야 한다.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가는 여당, 대안을 내놓고 제대로 비판하는 야당의 모습을 우리는 반드시 봐야 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 동 길 (yoodk99@hanmail.net)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고문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정치가 바로 서야 경제는 산다, 숭실대학교출판국, 2018.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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