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과 여전히 높은 체감 물가 등으로 소비심리 지수가 두 달 연속 하락해 넉 달 만에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집값이 반등하면서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심리는 계속 강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9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7로 두 달 째 하락, 넉 달 만에 기준선인 100을 하회했다. 지수 하락폭은 작년 7월(-10.4포인트) 이후 1년 2개월래 가장 크게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 우려, 체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여력 위축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 지수가 하락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모두 하락했다.
항목별로 현재경기판단(-6p)과 향후경기전망(-6p)은 크게 하락했으며 생활형편전망(-3p), 현재생활형편(-2p), 가계수입전망(-1p), 소비지출전망(-1p)도 내렸다.
8월 대비 9월 가계 재정상황을 알수 있는 현재생활형편CSI(89) 및 생활형편전망CSI(92)는 각각 2p, 3p 하락했다. 가계수입전망CSI(99) 및 소비지출전망CSI(112) 모두 1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 4개월 연속 100 웃돌아…10개월 연속 상승
특히 이달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주택가격전망CSI가 110으로 4개월 연속 100을 웃돌았다는 것이다. 이는 8월(107)보다 3포인트 올랐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금으로부터 1년 이후 집값이 오를지, 내릴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0에서 200까지 숫자로 표현한 지수다. 100을 넘으면 집값 상승 전망이 하락 전망보다 우세하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지난해 11월(61)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뒤로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6월에는 100을 기록, 집값 상승론과 하락론이 팽팽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후 3개월 연속 상승론이 우세해지면서 지난해 5월(111)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온 것이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 더 높아졌다"면서도 아직 금리가 높은 수준이고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상승 흐름이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금리수준전망 CSI는 1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한 영향이다.
물가수준 전망CSI는 147로 전월과 같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4%로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급등한 영향이다.
가공식품, 외식서비스 등의 상승폭은 둔화됐으나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폭 축소, 농산물 가격 상승 등이 나타난 영향이다.
일반인들의 향후 1년간 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전월과 동일한 3.3%로 봤다.
지난 1년간 물가 오름세를 바라보는 소비자 인식은 0.1%포인트 내린 4.1%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