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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안정세'라지만 증권사 잠재부실 발표치의 5배
당국은 '안정세'라지만 증권사 잠재부실 발표치의 5배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9.0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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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지적. 3월말 국내 25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잔재부실가능 익스포져 약 6조원
23년6월말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 1.2조원의 5배. 만기연장과 펀드 감안시 지표에 상당한 착시효과
만기연장은 위험의 이연일뿐. 6조중 해외가 3조원, 국내는 경기, 대구, 부산이 잠재부실 우려지역
▲서울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제공)
▲서울 여의도 증권가(연합뉴스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자신이 유효신용등급을 보유한 국내 25개 증권사의 20233월말 기준 부동산금융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약 6조원으로, 20236월말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인 1.2조원보다 5배 가량 크게 나타났다고 4일 밝혔다.

나신평은 (발표된) 고정이하여신 규모 1.2조원만으로 볼때는 현재 건전성 지표 저하 수준이 크지 않지만,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져 상당 부분이 만기연장되고 있으며, 펀드 등은 건전성 지표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 점 등을 감안하면, 현재 증권사의 자산건전성 지표에는 상당한 착시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지표의 허점들과 착시효과 등을 감안하면 공식집계되는 부실성 여신(고정이하여신)보다 실제 잠재부실이 5배 가량 더 크다는 지적이다.

▲부동산금융 잠재부실가능의 정의
▲부동산금융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의 정의

 

나신평은 사업이 정상 진행되지 않거나 만기연장되어 요주의로 분류되는 부동산 익스포져와, 추가 감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펀드 자산 등을 포함해 실질 건전성 저하 여신을 점검한 결과 20233월말 기준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요주의이하여신 + 평가손실 20% 이상 및 10억원 이상 펀드)가 약 6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나신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의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해외지역이 3조원 내외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주로 국내 초대형 증권사들이 미국 호텔, 미국-유럽의 오피스에 투자한 부동산펀드에서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는 만기연장 등을 잠재 부실로 가정한 요주의이하 익스포져를 포함할 경우, 경기, 대구, 부산지역의 잠재 부실 가능 익스포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경우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PF 규모가 크고 만기연장되는 비중이 높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의 지역별 구성
▲잠재부실가능 익스포져의 지역별 구성

 

물론 아파트 등이 분양에 성공하면 최종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분양을 통한 투자자금 회수가 지연되고 있는 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고서는 증권사의 실질 손실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 수준에 비해 보다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실질적인 건전성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업이 정상 진행되지 않았으나, 만기연장 등으로 부실자산에 포함되지 않은 여신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현재 부동산 시장과 금융기관 차주들의 자금 여력 등을 감안하면, 만기연장이 된 사업장 중에서도 상당부분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동산펀드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함께 증권사 부동산 익스포져의 최종 손실 발생 사례 등을 검토한 결과, 실제 손실인식의 대부분은 기중 평가손익이나 대손적립액과 달리 익스포져 회수가 발생하는 만기 시점에 대규모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지표로는 위험수준이 높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 증권사가 감내해야 할 최종 손실 규모는 현재 건전성 지표와 손실 인식규모에서 나타나는 수준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사업장의 만기도래가 임박한 경우 실질가치 저하는 만기 등 익스포져 회수 시점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236월말 기준 해외 부동산펀드/리츠의 평가금액(6.7)은 최초 투자금액(7.9조원) 대비 이미 1.2조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만기가 도래했으나 소송 및 매각절차 진행 등으로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해외펀드 규모가 약 6,500억원인 점과 최근의 해외 오피스 손실발생사례 등을 고려할 때 현재의 평가금액이 시장가치를 온전히 반영하고 있는 적정금액인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한다고 나신평은 지적했다.

▲해외사업장들의 올 상반기 만기도래 처리현황
▲해외사업장들의 올 상반기 만기도래 처리현황

 

투자시점별로 보면 2018~2019년도에 투자한 해외사업장이 가장 많으며(6.4조원), 이 기간에 투자한 사업장의 투자기간이 대부분 5~6년이기 때문에 해외 익스포져의 만기는 2023~2026년도에 집중되어 있다. 만기도래 시점에 만기연장이나 자금 재조달이 불발된다면, 저하된 시장환경 탓에 비교적 염가에 매각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또 중후순위 규모가 2조원(중순위 1.2조원, 후순위 0.8조원)으로, 전체 해외 부동산 우발/대출 익스포져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어 Credit Event 발생 시 손실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나신평은 국내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았으며, 고금리기조 지속으로 해외 부동산 역시 본격적인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투자 형태나 관련 리스크 요인이 상이한 SOC관련 투자를 제외할 경우, 부동산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 지분증권, 부동산펀드 및 리츠 등을 모두 포함한 25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20223월말 47.9조원에서 20236월말 47.6조원으로, 지난 1년간 익스포져 전체 규모는 크게 변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중 국내 익스포져는 33.5조원으로, 우발부채 및 대출과 사모사채 형태 중심이다. 해외는 14.1조원 정도로, 주로 펀드 형태다.

나신평은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지연됨에 따라 이미 투자된 익스포져가 여전히 회수되지 않고 있다면서 2023년 들어 대부분 증권사의 신규 부동산금융 영업이 사실상 전무했던 점을 감안하면, 과거 투자했던 부동산금융 익스포져가 여전히 회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면 이같은 만기연장 방식이 부동산 익스포져를 해소하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 만기연장으로 건전성과 손실 인식이 이연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올 상반기 만기도래 국내 PF사업장들의 처리현황
▲올 상반기 만기도래 국내 PF사업장들의 처리현황

 

나신평은 23년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국내 부동산PF 익스포져 5.2조원(618) 중 약 73%(3.8조원, 브릿지론의 약 80%, PF의 약 56%)가 만기연장 된 것으로 파악했다. (부실가능성이 높은) 브릿지론 대부분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연장 되었으며, 나머지 사업장 익스포져 역시 차주 변경이나 외부 매각 등을 통해 상환된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PF의 경우, 정상 분양대금 유입을 통해 회수한 사업장도 있으나, 미분양 담보대출 혹은 상각 처리로 해소된 사업장 역시 상당 부분 존재한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져의 경우도 시장 위축이 지속됨에 따라 23년 상반기 만기도래 예정이었던 2.6조원(73개 사업장) 중 약 90%(2.4조원, 57)가 만기연장된 것으로 파악했다. 나신평은 익스포져 회수가 이루어져야하는 만기 시점까지 자산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만기 시 손실이 크게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신평은 초대형 증권사의 경우 위탁매매, 전통IB 등 부동산을 제외한 사업부문에서 경상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규모가 많아 손실을 충당할 여력이 충분하지만 중소형사와 부동산금융을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해온 대형 증권사는 부동산을 제외한 다른 사업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해 감내가능한 손실규모가 적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고정이하여신(NPL)은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에 따라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무보증-대출-사모사채 등으로, 채권회수에 잠재적 및 즉각적 위험이 존재하는, 일반적인 의미의 부실여신을 뜻한다.

25개 증권사의 20236월말 NPL3.7조원으로, 작년말 대비 1.1조원 증가했다. 이중 부동산PF 고정이하여신은 1.2조원으로, 작년말 대비 4천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 지표들만 보고 금융당국은 부동산PF 위험성이 이제 많이 완화되고 있다고 적극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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