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올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도입한 뒤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제기됐던 보험업권이 올해 상반기 9조원이 넘는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30일 '2023년 상반기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조144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3.2% 늘었다.
손해보험사의 순이익은 올해 상반기 5조32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5.6% 증가했고, 생명보험사 순이익은 3조8150억원으로 75.0% 증가했다.
금감원은 “보장성 보험 등 판매 증가로 실적이 개선되고 회계제도 변경(IFRS9·IFRS17 도입)으로 보험 손익이 올라간 영향”이라고 밝혔다.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수입 보험료는 111조336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7.7%가 늘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총 자산과 자기자본은 각각 1169조원, 167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말 대비 각각 10% 감소, 87.9% 증가했다.
회계 제도 변경으로 자산이 감소했지만 보험부채 시가 평가 등으로 부채가 더 줄어 자본은 늘었다.
금감원은 이번 상반기 보험사들의 역대급 실적이 새 회계제도 도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IFRS9가 도입되면 보험사는 당기손익에 귀속되는 유가증권이 늘면서 금융상품 평가이익이 증가한다.
IFRS17 도입으로는 새로운 계약의 비용 인식 기간이 확대(7년→보험기간)돼 당기 비용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보험계약 이자비용이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변경되면서, 보험손익이 증가하고 투자손익이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새 회계 제도를 악용한 '회계 부풀리기' 논란이 이어지는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새 회계기준 가이드라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회계를 부풀릴 우려가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보험사는 금감원의 새 회계기준 가이드라인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때 금융당국이 기준으로 삼는 '전진법'이 아닌 '소급법'을 적용해 회계를 부풀릴 가능성이 있다.
전진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당해년도 및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며, 소급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해 당기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보험감독 회계의 주요 가정에 대한 감독을 지속해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보험 영업, 대체 투자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주요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상시 감시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