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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투자증권, 홍콩빌딩 투자 실패...유창수 오너경영 '휘청'
유진투자증권, 홍콩빌딩 투자 실패...유창수 오너경영 '휘청'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8.2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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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등 따라 2019년 홍콩 빌딩에 200억 투자했다가 거의 전액 손실. 2분기 151억 충당금 쌓아
이 때문에 1분기 대폭흑자에서 2분기 적자 추락. CFD손실까지 겹쳐 2분기에만 210억 충당금 새로 쌓은 탓
국내외 부동산경기침체 장기화시 추가 부실 우려...상여금 급감에 14년 재직 유지창 회장도 최근 퇴직한 듯
▲유진투자증권 사옥
▲유진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사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지난 2분기(4~6)에 홍콩빌딩 투자 손실과 국내 CFD(차액결제거래) 주가폭락사태 손실 등으로 적자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유진증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유진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67억원, 당기순이익은 27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 404억원과 당기순익 318억원에 비하면 흑자폭이 많이 줄어든 것이기는 하지만 흑자는 유지했다.

그러나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이나 당기순익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4억원, 당기순익은 -12.6억원이었다. 작년 2분기의 이 수치는 각각 240억원과 182억원 흑자였다.

실적이 많이 나빠진 것이다. 본사만의 실적인 2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익도 각각 106억원 및 45억원 적자였다.

유진증권이 2분기에 적자전환한 것은 별도기준 각종 수수료수익이 작년 2분기 642억원에서 올 2분기 412억원으로, 230억원이나 줄어든 탓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홍콩 빌딩 투자와 CFD사태에서 큰 손실이 발생, 손실충당금을 2분기에 대거 쌓았기 때문이다. 손실충당금 또는 대손충당금을 새로 쌓을수록 그만큼 대손상각비가 발생, 이익이 줄어든다.

▲유진투자증권의 최근 3년 손실충당금 적립현황
▲유진투자증권의 최근 3년 손실충당금 적립현황

 

유진증권이 2분기에 새로 쌓은 손실충당금 전입액은 모두 210억원으로, 작년 한 해 동안 쌓은 손실충당금 전입액 147억원을 이미 추월했다. 작년 2분기나 올 1분기 손실충당금 전입액은 모두 0였다.

대출채권 중에서도 기타대출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 잔액이 작년말 298억원에서 지난 6월말 414억원으로, 6개월동안 116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상각후원가측정대출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 신규 전입액이 지난 2분기에만 151억원이나 발생했다. 구체적 설명은 없지만 이 충당금이 홍콩 빌딩투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미수금 충당금 잔액도 작년말 64억원에서 6월말 121억원으로, 57억원 늘어났다. 이 미수금은 CFD 관련 미수금으로 보인다.

홍콩 빌딩이란 미래에셋증권이 20196월 펀드를 조성, 투자한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빌딩을 말한다. 당시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기관투자자 등으로부터 모두 2,800억원을 모아 이 빌딩에 중순위(메자닌) 투자(대출)를 했으나 홍콩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해당 건물 소유자가 파산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선순위 대출자인 싱가포르투자청(GIC)과 도이체방크가 권리를 행사해 빌딩을 헐값으로 매각하는 바람에 중순위 등 나머지 투자자들은 자금회수가 어려워진 상태다. 결국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열고 이 빌딩 대출을 위해 조성한 펀드 자산의 80100%를 대손상각 처리했다. 거의 대부분 회수가 어렵다고 보고 손실처리하겠다는 얘기다.

 

유진투자증권 유창수 대표이사 부회장

중순위로 자금을 댄 투자처에는 미래에셋증권(240억원)뿐 아니라 우리은행(765억원) 한국투자증권(400억원) 유진투자증권(200억원) 한국은행 노조(20억원) 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진증권은 이때문에 2분기중에 151억원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해외부동산 대출 투자 말고도 유진증권은 국내외 부동산PF 관련 우발부채들도 적지 않아 향후 국내외 부동산 경기상황에 따라 추가손실이 또다시 대거 발생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지난 6월말 기준 유진증권의 지급보증은 얼마 되지 않지만 매입확약은 5,828억원(별도기준)에 달한다. 매입확약은 대상 기업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의 상환대금이 부족할 경우 유진증권이 대신 부족액을 충당해줘야 하는 계약을 말한다.

작년말 매입확약은 6,383억원에 달했으나 올 상반기 동안 대신 부족액을 메꿔준 실행 약정액이 910억원에 달해 그나마 줄어 들었다. 실행 약정액 910억원은 부동산PF 시행사 등이 자신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만기상환대금을 제대로 못 갚자 사전약속에 따라 유진증권이 대신 물어준 돈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말과 올 상반기 국내 부동산 PF 자금경색으로 벌어진 일들이었다. 현재 서울 등 수도권의 분양경기는 다소 살아나고 있지만 지방 부동산시장은 여전히 극도의 침체상태로 알려져 있다. 해외 부동산시장과 지방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유진증권은 또 다시 돌발손실에 직면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

▲유진증권 각종 대출채권의 손실충당금 내역
▲유진증권 각종 대출채권의 손실충당금 내역

한편 이같은 실적 악화로, 유진증권의 별도기준 종업원급여는 작년 2분기 282억원에서 올 2분기 159억원으로, 무려 44%나 줄어 들었다. 직원 대량 해고 때문인지 알아 보았으나 기간제를 포함한 직원숫자는 작년말 903명에서 지난 6월말 906명으로, 오히려 3명 늘었다.

직원 감소로 종업원 급여가 급감한게 아니라 실적 악화에 따라 실적 상여금이 크게 줄어든 탓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직원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으로 조직 관리에 허점도 드러났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유진그룹이 올해 3세 경영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오너 경영이 한계가 조기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경모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이사 체제를 이루고 있는 유창수 부회장은 유재필 유진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로 지난 2007년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17년 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업계는 유 부회장이 기존 사업 전략에서 탈피해 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해 사업적 성과를 입증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유창수·고경모 각자대표는 작년 순이익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도 연임에 성공했다”며 “대내외적 여건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과연 경영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런 회사 사정 때문인지 몰라도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임원 명단에 있던 유지창 유진증권 회장(미등기 상근)6월말 반기보고서 명단에서는 사라졌다. 퇴임 임원 명단에 없는 것으로 보아 고문 등으로 물러난 것으로 보이지만 완전 퇴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 전 회장은 행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감위 부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2009년부터 무려 14년 동안 유진증권 회장을 지냈다. 74세 고령이고, 또 지난 61일이 임기만료일이었지만 또 다시 임기가 연장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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