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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연락없던 친모 "아들 사망보험금 다 갖겠다"...법원중재 거절
50년 연락없던 친모 "아들 사망보험금 다 갖겠다"...법원중재 거절
  • 박혜정 기자
  • 승인 2023.08.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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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와 나누라는 중재안 거부…'구하라법'은 여전히 국회 계류 중
▲2년여 전 거제도 앞바다에서 실종된 김종안씨의 친누나 김종선씨가 지난 6월 14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54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동생의 사망 보상금을 모두 가져가려고 해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촬영 김대호
▲2년여 전 거제도 앞바다에서 실종된 김종안씨의 친누나 김종선씨가 지난 6월 14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54년 만에 나타난 생모가 동생의 사망 보상금을 모두 가져가려고 해 억울하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촬영 김대호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5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살다가 아들이 죽자 보험금을 챙기려고 나타난 80대 친모가 고인의 사망 보험금을 나누라는 법원의 중재안마저 거절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오는 31일 재판부의 정식 판결을 앞두고, 양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들 김종안 씨 사망 보험금의 일부인 1억원을 고인의 친누나인 김종선 씨에게 지급하라는 부산고법 2-1부의 화해권고결정에 친모 A씨 측이 최근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며 중재안을 거절했다고 18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수협이 법원에 공탁한 김씨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의 40%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마저 고인의 친누나에게 줄 수 없다는 게 친모 측 입장이다.

이에 김종선 씨는 "50년 넘게 연락 한번 없다가 아들의 사망 보험금을 두고 소송전을 치르면서도 친모는 얼굴 한번 내비치지 않았다"며 "법원의 화해권고결정도 백번 양보하고 배려했는데 무슨 권리로 거절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앞서 김 씨의 동생 종안 씨는 2021년 1월 거제 앞바다에서 어선을 타다 폭풍우를 만나는 바람에 실종됐다.

사고 이후 고인 앞으로 사망 보험금 2억3000여만원과 선박회사의 합의금 5000만원 등 3억원 정도의 보상금이 나왔다.

이 소식을 듣고 나타난 친모 A씨는 민법의 상속 규정을 내세우며 보상금을 가져가겠다고 주장해 법정 다툼이 시작됐다.

A씨는 고인이 2살이던 54년 전 사라진 뒤 지금까지 아무런 연락 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선씨는 "생모는 동생이 2살 무렵 떠난 후 한 번도 우리 3남매를 찾아오지 않았고 따뜻한 밥 한 그릇도 해준 적 없다. 그를 엄마라고 불러보지도 못했다. 생모는 친오빠가 1999년 41살 나이에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했을 때도 경찰서를 통해 연락이 갔지만 오지 않았다. 정말 본인의 자식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렇게 할 수 없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제 막냇동생이 죽자 갑자기 나타나 거액의 재산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다. 생모는 동생의 통장에 있던 1억원의 현금과 동생이 살던 집도 모두 자신의 소유로 돌려놓았다"고 주장했다.

생모는 현재 그의 재산 상속을 반대하는 김종안씨의 유족들과 소송을 벌여 지난 해 12월 부산지방법원의 1심에서 승소한 상황이다.

김씨는 "죽은 동생의 법적 권리자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와 우리 3남매를 키워준 고모 김옥씨, 친할머니다. 생모에게 버림받은 우리 3남매는 주린 배를 움켜잡으며 어렵게 살았지만, 할머니와 고모가 사랑으로 보살펴줬다"고 덧붙였다.

다만 고인과 6년간 함께 살았던 배우자 김모는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부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김종선 씨는 양육 의무를 지키지 않은 부모의 재산 상속을 금지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관련 법안을 내놨고, 법무부도 작년 6월 비슷한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이미 여러 법안이 국회에 올라왔으나 여야 정쟁에 밀려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계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민법 개정안은 가수 고 구하라 씨의 오빠 구호인 씨가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구씨 사망 이후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이를 막기 위해 입법을 청원하면서 '구하라법'으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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