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로 중국 부동산업계 위기의 진앙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결국 미국에서 파산을 선언했다.
헝다가 계열사인 텐허 홀딩스도 함께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법 15조(챕터 15)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챕터 15'는 다른 국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진행되는 국제적인 지급 불능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다.
헝다 측은 청원서에서 홍콩과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진행 중인 구조조정 협상을 인정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헝다 측은, 채권자들이 이번 달 중으로 구조조정 협상과 관련해 승인 여부를 놓고 투표할 예정이며 다음 달 첫째 주에 홍콩과 버진아일랜드 법원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의 헝다에 대한 심리는 다음 달 20일 열릴 예정이다.
2020년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 1위를 기록했던 헝다는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약 30조4000억 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 이후 경영난에 빠진 상태로, 이후 다른 부동산기업들의 디폴트가 잇따랐다.
헝다의 주식은 홍콩 증시에서 지난해 3월 이후 거래가 정지된 상태며, 헝다는 현재 3300억 달러(약 442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헝다는 진행 중이던 공사를 마무리하고 협력업체와 채권자들에게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지난 3월 역외 채무에 대한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 속에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더욱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