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무역업계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영향으로 수출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날로 악화하고 있다며 보증기관의 보증 한도 상향을 요구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달 500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한 금융 애로 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금 사정이 '다소 악화' 49.2%, '매우 악화' 16.4% 등 악화하고 있다는 응답이 65.6%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12월 이뤄진 같은 조사 때의 45.6%보다 10%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조사 기업의 54.0%는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응답했으며, 자금난 극복을 위해 예산 축소(27.6%), 인력 감축(20.0%), 사업 구조조정(15.8%)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의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 무역금융 공급 계획 발표에도 이번 조사에 참여한 수출 기업 중 77.3%는 현재 지원받는 정책 금융 규모가 부족하다고 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기업들은 '금리 부담 완화'(79.0%)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이어 '대출·신용보증 한도 확대'(63.6%), '대출 상환 및 이자 납부 유예'(41.8%) 순이었다.
무역협회는 지난해 12월 조사 때 기업들이 자금 사정 악화 원인으로 '금리 인상'을 가장 많이 꼽은 것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는 '매출 부진'을 꼽은 점을 들어 고금리 장기화가 구매력 위축 등 기업 환경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고금리 완화가 여의치 않다면 신보나 기보 등 보증기관의 현재 업체당 통합 보증 한도를 30억원 수준에서 150억원 수준으로 상향 조정하고, 양 보증 기관의 중복 보증을 허용하는 등 현실적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