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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기회...후쿠시마 오염수는 한국 수산업에 '생명수'
위기가 기회...후쿠시마 오염수는 한국 수산업에 '생명수'
  • 권의종
  • 승인 2023.07.1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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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로 막히는 日 수산물 수출시장, 한국산이 선점해야...한국 수산업이 황금기 맞을 수도

[권의종의 경제프리즘] 후쿠시마 오염수 사태는 현재진행형이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일촉즉발, 악화일로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 대립과 반목이 끝없다. 정치가 과학을 삼키고 진영 간 대립이 도를 넘고 있다. 과학적 근거와 객관적 사실에 기반한 합리적 논쟁은 찾아보기 어렵다. 국민 불화, 사회 불안, 정치 불신만 증폭되는 형국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최종보고서를 발표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며,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도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적다”고 결론지었다. IAEA는 이를 토대로 "일본 정부의 방사능 관리실태, 처리 절차, 오염수 분석 과정과 결과에 대해 신뢰하고,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법과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공표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IAEA 최종보고서의 후쿠시마 오염수 분석 결과를 신뢰하고 그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등 국내 야당은 보고서 내용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중립성과 객관성이 없는 일본 편향적 보고서로 간주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단 두 곳. 중국 정부와 한국 야당 뿐이다. 

정부는 IAEA와는 별도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2021년부터 일본의 방류 계획에 대해 진행해온 안전성 검증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은 “일본의 계획은 방사성 물질의 총 농도가 해양 배출기준을 충족했고, 삼중수소의 경우 더 낮은 수준의 목표치를 달성해 IAEA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정치가 과학을 삼키고, 진영 간 대립은 ‘도 넘어’

‘오염수 음용(飮用)’을 두고 벌이는 입씨름이 가관이다. 발단은 한국원자력연구원 기자간담회에서다. 방사선 분야에서 세계적 석학으로 알려진 영국 옥스퍼드대 웨이드 앨리슨 명예교수 발언에서 비롯됐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후쿠시마 오염수 1리터가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발언했다. 여당은 나흘 뒤 해당 교수를 국회로 초청했고, 그 자리에서 오염수는 1리터가 아니라 그 열 배인 10리터도 마실 수 있다는 답변이 나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뒤늦게 ‘개인적 돌출 발언’이라며 오염수를 마시면 안 된다고 발표했다. 그래도 야당은 정부를 향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느냐고 끈질기게 캐물었다. 이에 정부 관계자들은 "마실 수 있다"고 맞불을 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안전기준에 맞는다면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조규홍 복지부장관도 "안전하다고 바닷물을 먹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마실 수 있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또한 "생각이 다르지 않다"며 동조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 역시 "국내 기준에 맞는다면 마실 수 있는 조건은 충족한다고 생각한다"고 맞장구쳤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을 찾은 국민의힘 김영선, 류성걸 의원은 수조 속 바닷물을 손으로 떠서 마셨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을 노린 ‘공천수’라는 비아냥이 나왔다.

상황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해 국회에서 단식 중이던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한국을 찾은 IAEA 사무총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 정도로 안전하면 일본이 음용수로 마시도록 권할 생각은 없느냐"고 따져 물었다.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염수 안전성에 대해 “나도 마실 수 있다. 그 안에서 수영도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치권와 정부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솔로몬의 지혜 긴요

논쟁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극단과 극단이 부딪는 사이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경기가 가라앉고 물가가 솟구치고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 빚은 태산 같아 이자 부담에 소비가 움츠러든다. 코페르니쿠스적 전환, 솔로몬의 지혜가 긴요하다. 일본 원전 오염수가 한국에 위기인 건 사실이나 기회가 될 수 있음도 깨달아야 한다. 오염수 방류로 막히는 일본 수산물 수출시장을 한국이 선점해야 한다. 한국 수산업이 황금기를 맞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2022 세계 어업·양식업 동향’을 눈여겨보라. 2020년 기준 일본의 해면어업 생산량은 313만 톤, 전 세계 생산량의 약 4%, 순위로는 8위에 올라있다. 중국 1,177만 톤(15%), 인도네시아 643만 톤(8%), 페루 561만 톤(7%), 러시아 479만 톤(6%), 미국 423만 톤(5%) 다음이다. 한국은 해면어업 생산량이 136만 톤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2%, 14위에 머물러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국가는 오염수 방류와 수산물 수입규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견지한다. 현재 일본 원전에 보관 중인 약 137만 톤의 오염수에는 약 2.2g의 삼중수소가 포함돼 있으며 앞으로 30년 동안 희석하여 조금씩 태평양에 방류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최소 30년 이상은 일본의 수산물 수출이 어렵게 된다. 그렇다면 그 빈자리를 한국 수산물이 차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위기는 기회를 동반한다. 노자의 말마따나 화 속에 복이 있고 복 속에 화가 있다. 위기를 위기로 보면 그저 위기일 뿐. 기회로 보면 뜻밖의 기회가 생겨나게 마련이다. 세상만사 하기 나름이고, 기회는 지혜자의 몫이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치권과 정부의 현명한 판단과 대응을 학수고대한다. 잘할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필자 소개

권의종(iamej5196@naver.com) 
- 논설실장, 부설 금융소비자연구원장
- 서울이코노미포럼 공동대표
-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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