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6일 금리 올리면 금리차 2%p까지 벌어져...외국인 투자 이탈이나 원화 약세 우려도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지난 2월부터 4차례 연속 동결을 이어갔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p(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진 데다가 수출 부진과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불안한 경기와 금융을 더 위축시킬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달 하순 26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더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사상 초유의 2.00%p까지 벌어져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앞서 금통위는 2021년 8월 26일부터 기준금리를 0.25%p 올리면서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0.25%p씩 여덟 차례, 0.50%p 두 차례 등 모두 3.00%p 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 2월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을 네 차례 이어와 3.5% 기준금리가 이날까지 거의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다.
이날 한은이 다시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우선 반도체 등 IT(정보통신) 경기 회복이 뚜렷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보다 작으며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경제가 힘든 상황이다.
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와 제2금융권이 불안한 것도 금리 동결의 중요 원인이 됐다.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배경인 인플레이션은 6월 소비자물가 인상률이 2.7%로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로 내려섰다. 다만 근원물가가 3.5%로 하락세가 더딘 것은 향후 지켜보아야 할 점이다.
하지만 미국 연준이 오는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관측대로 베이비스텝(0.25%p 인상)만 밟아도 금리차는 2.00%p(한국 3.50%·미국 5.25∼5.50%)로 벌어지게 된다.
2%대 역전 폭은 한은이나 우리나라 금융 시장이 과거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것으로, 외국인 투자 이탈이나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