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각종 대책에도 부동산PF관련 부실위험 줄지않아. 다올투자는 고정이하는 줄었으나 요주의 상당
해외부동산투자 많은 미래에셋-하나-메리츠-대신증권과 흥국생명,롯데손보,롯데카드등도 모니터링대상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부동산PF관련 부실 위험이 높은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을 올 하반기 주요 모니터링 대상 증권사로 최근 선정했다.
또 대형 증권사들 중에서 자기자본과 대비해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높은 미래에셋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등도 중점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최근 발표한 ‘금융부문 23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전망’보고서에서 부동산PF와 해외대체투자 리스크가 올 하반기에도 제2금융권 신용도에 지속적 위협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 3월말 전체 여신 3조2,367억원 중 7.13%인 2,307억원이 부실여신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이다. 하이투자증권은 대구-경북지역에 기반을 둔 DGB금융지주 자회사다.
이 회사의 22년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91%, 1년 전인 22년 3월말에는 1.19%였다. 작년 하반기 레고랜드사태 때부터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관련 부실 위험성이 여러번 거론되었는데도 여전히 부실여신 증가추세는 멈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의 부실성여신(고정이하여신) 비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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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3월 말 |
22년12월 말 |
22년3월 말 |
하이투자증권 |
7.13 |
6.91 |
1.19 |
다올투자증권 |
4.46 |
7.30 |
0.33 |
<자료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구체적으로 지난 3월말 현재 대지급금 1,551억원 중 무려 97%에 달하는 1,506억원이 고정이하로 분류되었다. 부동산PF사업 등에 지급보증을 해주었다가 사업주체가 부실화되는 바람에 대신 물어준 돈의 대부분을 사실상 돌려받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하이투자는 지난 3월말 기준 대지급금 대손충당금으로 무려 1,183억원을 쌓아두고 있다.
채무보증 1조2,025억원 중 6.29%에 달하는 756억원도 부실성 여신(고정이하)으로 분류되었다. 1년전 이 비율은 0%였다. 채무보증도 주로 부동산PF 관련 사업들과 관련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올 1분기 채무보증관련 수수료수익은 237억원으로, 전년동기 659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채무보증 잔액은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채무보증을 해준 PF사업들이 상당수 부실화돼 수수료도 못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 1분기 대손상각비도 650억원으로, 이미 작년 전체 대손상각비 273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부실화된 여신을 올 1분기에 대거 장부상 손실 처리해버린 것이다. 사실상 떼인 것으로 보고 미리 비용(손실) 처리하는 대손충당금 전입액도 작년 934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402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올들어서도 대손충당금을 계속 쌓다보니 하이투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200억원으로, 전년동기 502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당기순익도 절반 이하로 격감했다. 하이투자의 명예퇴직금은 작년 전체 91억원에 이어 올 1분기에도 2.69억원을 기록했다. 비용절감 대책으로, 계속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올투자증권은 하이투자증권에 비해 부실채권 매각 등을 통해 부실성 여신들을 그래도 많이 줄였다. 22년 말 7.3%에 달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 3월말 4.46%로 줄었다.
대출채권 매각손실이 올 1분기 139억원으로, 작년 전체 65억원의 2배가 넘었다.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해 손실을 보더라도 대출채권 매각을 많이 한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대손상각비와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각각 6.9억원 및 29억원으로, 하이투자에 비해 적었다. 장부상 손실처리보다 부실채권 매각으로 고정이하여신 숫자관리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월 말 기준 전체 여신 1조5,801억원 중 10.6%에 달하는 1,687억원이 부실분류 전단계인 요주의여신이었다. 이렇게 잠재성 부실이 많은 탓에 한신평이 하반기 중점관찰대상으로 지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올증권의 고정이하여신들을 내용별로 보면 지난 3월말 기준 보유 사모사채 3,602억원 중 16.13%에 달하는 581억원이 고정이하로 분류되었다. 사모사채도 부동산PF관련 여신의 일종으로 보통 분류된다.
반면 3월말 기준 3,343억원에 달하는 다올증권의 채무보증잔액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다. 부실이 하나도 없다는 얘기다. 1년 전 채무보증(7,188억원)을 크게 줄이면서 부실도 0로 만들었다는 뜻인데, 어딘가 이상하다. 한신평은 이 부분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올 1분기 다올증권의 채무보증관련 수수료 수익은 22억원으로, 작년 전체 1,365억원에 비해 격감했다. 확 줄인 채무보증도 거의 수수료를 못받는 부실성 채무보증이 대다수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다올증권도 대출채권매각손실 등 부실처리 관련 손실 급증으로,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단 67억원에 그쳐 겨우 적자를 면했다. 전년동기 영업이익은 571억원이었다, 다만 다올인베스트먼트 등 관계회사투자지분 처분이익이 올 1분기에 1,440억이나 생기는 바람에 당기순익은 1,146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한신평은 올 하반기 은행부문 중점모니터링 대상업체로 씨티은행, 보험부문은 흥국생명, KDB생명, ABL생명, 롯데손해보험을 각각 선정했다. 흥국생명 등 3개 생보사는 K-ICS 비율 등 지급여력비율이나 자본적정성에 다소 문제가 있기 때문이고, 롯데손보는 해외와 중/후순위투자 비중이 높은 점 때문이다.
캐피탈부문에선 한국투자캐피탈, 키움캐피탈, 오케이캐피탈, 저축은행 부문에선 웰컴저축은행이 모니터링대상으로 각각 선정되었다. 역시 모두 과다한 부동산금융 비중 때문이다. 신용카드부문에서는 자본적정성이 저하된 롯데카드가 모니터링 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