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배터리·반도체 제외 대기업 中법인 매출 40% 급감...현대차그룹 30조이상 급감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 6년간 국내 대기업 중국 법인 매출이 배터리와 반도체를 제외하곤 약 40%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들의 매출은 6년새 30조원 넘게 급감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2016년(127조7292억원) 대비 13.1% 감소한 111조42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최근 중국 매출이 급증한 국내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2016년 117조2300억원에서 지난해 73조4485억원으로 37.3%나 줄었다.
CEO스코어는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30조원 넘게 줄며 5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현대차 중국 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무려 75.7%(15조2284억원) 급감, 국내 기업 중 매출 감소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 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7조9161억원) 나 줄었다.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도 2016년 8조8746억원에서 지난해 1조7051억원으로 80.8% 급감했다.
이 밖에 현대트랜시스(-55.1%),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도 55~74%의 감소폭을 보였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 중국 생산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016년 17조1236억원 대비 43.5% 감소한 9조679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후이저우 공장을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 중국 법인 매출도 2016년 10조7831억원에서 지난해 5조4035억원으로 49.9% 급감했다.
이처럼 과거 중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국내 자동차, 전자 대표 기업들이 중국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업종별로 자동차·부품 업종의 매출 감소 폭이 36조329억원으로 가장 컸고 이어 생활용품(-2610억원), 건자재(-532억원), 철강(-355억원) 등 순이었다.
이에 지난 6년간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가운데 매각하거나 청산한 법인은 46곳(매각 30곳·청산 16곳)에 달했다. 매각된 중국 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6조5945억원, 청산 법인은 13조1981억원이었다.
반면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 대기업 중국 법인들은 매출 성장을 이룬 것으로 조사됐다.
K-배터리 3사 중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중국 법인 매출액은 2016년(2조4167억원) 대비 431.6% 급증한 12조845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SDI 중국 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 새 483.5%, 이차전지를 생산하는 삼성SDI의 톈진 생산법인은 2558.7%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시안법인(SCS)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 증가했고,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151.5% 늘었다.
이밖에 LG화학(179.4%)과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등이 100% 넘는 매출 증가를 이뤄냈으며, LG디스플레이(38.7%), 삼성전기(21.0%) 등도 중국 법인 매출이 성장했다.
업종별로 IT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이 12조4824억원 늘며 증가 폭이 가장 컸고, 이어 석유화학(6조290억원), 식음료(6809억원), 조선·기계·설비(3399억원) 순으로 매출 증가 폭이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