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을 밑돌지만 연말 3% 수준 내외로 수렴할 것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19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향후 물가 경로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공공요금 인상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근원물가의 경우 전망의 상방 리스크(위험)가 다소 크다"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까지 뚜렷한 둔화 흐름 속에 2%대로 낮아지고, 당분간 근원물가(식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지난달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 예상치를 3.0%에서 3.3%로 올렸지만, 실제로는 이보다도 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작년 말 이후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1월 4.1%에서 5월 3.9%로 둔화 속도는 상당히 더딘 편이다.
집세의 둔화 흐름이 완만한 데다 나머지 서비스도 경직적인 흐름을 나타낸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관련 "중반 이후 다시 높아져 등락하다가 연말께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4.2% 올라, 지난해 하반기(5.6%)에 비해 크게 낮아졌고 연초 5.2%에서 5월 중 3.3%로 빠르게 둔화됐다.
한은은 올해 물가 흐름에 대해 국제 유가가 하반기 이후 중국경제 회복과 계절적 수요 등으로 완만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주요국 경기 부진 지속, 통화긴축 강화 우려 등의 하방 위험도 잠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의 상방 리스크로는 근원물가의 높은 오름세 지속과 국제유가 상승, 원·달러 환율의 재급등을 꼽았고, 하방리스크로는 국제유가 하락폭 확대와 국내외 경기 둔화세 심화,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을 제시했다.
국제 식량 가격의 경우 곡물 가격이 지난해 2분기 고점보다 크게 낮아졌지만, 불안정한 설탕·육류 가격과 엘리뇨 등에 따른 이상 기후, 러시아·우크라이나 곡물수출협정 중단 가능성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임금 오름세가 점차 둔화하겠지만, 대면 서비스 부문 개선 흐름이 여행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강하고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근원물가로 떠넘겨질 경우 근원물가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중교통 요금 인상,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종료 등도 하반기 물가 상승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유류세 인하 폭이 축소되거나 전기·도시가스 요금이 추가 인상될 경우에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