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임동욱 기자] 올 들어 생명보험업계의 대체투자 바람이 확산하는 가운데 교보생명이 대체투자 전문 운용자회사 교보AIM자산운용(파빌리온자산운용)의 첫 블라인드 펀드 설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을 지원했다. 금리 인상 등으로 유동성이 메마른 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큰 손' 투자자가 등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교보AIM자산운용은 최근 5천100억 원 규모의 1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끝냈다.
교보생명은 이 펀드에 5천억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나머지 100억 원은 공제회가 자금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의 목표수익률(IRP)은 6.5% 수준이다. 주요 오피스 권역에 위치한 우량 부동산 자산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교보생명이 지난해 인수한 대체투자 전문운용사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자를 본격적으로 강화해 운용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동시에 다양한 비보험 영역으로의 사업 기반 확장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부동산 및 대체투자 전문가인 강영욱 전 교보리얼코 대표를 교보AIM자산운용 대표로 중용하면서 대체투자 역량 강화에 대한 의지를 비쳤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계열사 형님 격인 교보생명이 교보AIM운용의 첫 블라인드 펀드 설정을 위해 실탄을 장전해줬다고 보면 된다"며 "침체한 부동산 시장에 오랜만에 '큰 손'이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금리 등이 불안정해 부동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투자 적기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생명보험업계의 성장성이 점점 제한되는 가운데 자산운용 역량이 생보사의 미래를 책임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생보사들이 잇따라 부동산, 인프라 등 대체투자를 통한 수익 기반 다변화에 나서면서 앞으로도 국내외 투자와 전문 자산운용사 인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운용 자회사를 기점으로 부동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SRA자산운용, 한화생명은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대체운용 자회사의 펀드 설정을 도우면서 '생명 자금-운용 자회사' 구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설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4월 삼성SRA자산운용이 설정한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판교 알파돔 타워를 7천억 원 규모에 매입하는 등 인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 영업에서 생보사가 손보사에 밀리고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생보사는 거대한 운용 자금을 바탕으로 자산운용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생명은 삼성SRA자산운용을 통해 대체투자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활약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