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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드러난 케이뱅크의 '민낯'...이런 경쟁력으로 어떻게 상장 재추진?
다시 드러난 케이뱅크의 '민낯'...이런 경쟁력으로 어떻게 상장 재추진?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3.06.1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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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주요 은행 중 유일하게 흑자폭 급감. 선제적 대손충당금 적립 때문이라지만 이자경쟁력이 문제
저원가 예금이탈 보충하려고 수신금리 많이 올린 탓. 기술력, 상품개발력 등도 차별성 있는지 의문
자산 예금 등 토스뱅크에도 추월당해. 카뱅과 격차는 여전. 이런 상태로 상장 재추진했다간 문제 많을 듯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
▲케이뱅크 서호성 행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작년까지 비교적 순항하던 케이뱅크(이하 케뱅)의 올 1분기(1~3) 당기순익은 104억원에 불과했다. 전년동기 순익 245억원에 비해 흑자폭이 무려 57.5%나 줄어들었다.

서울에 기반을 둔 주요 은행들 중 올 1분기 순익이 조금이라도 감소한 은행은 케뱅이 유일했다. 다른 은행들은 정부의 거듭된 금리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지속 등에 힘입어 순익이 전년동기보다 모두 더 늘어났다.

케뱅의 서호성 행장은 지난달 실적 발표 직후 케뱅만 실적이 나빠진 이유에 대해 1분기는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는 등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 케뱅 측은 여기에다 올 1분기에만 대출금리를 6차례나 인하한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케뱅의 회계장부들을 면밀히 들여다 보면 이런 설명들을 쉽게 납득하기가 어렵다.

우선, 1분기 케뱅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601억원으로, 전년동기 200억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이하 카뱅)510억원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토스뱅크(이하 토뱅)760억원보다는 적었다. 토뱅은 케뱅보다 더 많은 대손충당금을 역시 선제적으로 쌓았는데도 올 1분기 당기순익이 280억원 적자로, 전년동기 654억 적자에 비해 적자폭이 오히려 줄어 들었다.

카뱅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케뱅보다 적었다지만 카뱅의 부실여신비율은 케뱅보다 훨씬 낮아 당연히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카뱅은 22년 한해 동안에는 1732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쌓아 케뱅(1362억원)보다 훨씬 많았다.

카뱅은 작년에 케뱅보다 더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더많이 쌓았는데도, 작년 흑자폭은 오히려 더 늘어났다. 흑자폭 대폭축소의 주원인을 대손충당금에 돌리는 케뱅의 설명이 어딘가 궁색해 보인다는 얘기다.

보다 정확한 원인은 케뱅의 이자정책에서 찾는게 더 맞을 것이다. 케뱅의 대출이자 수익은 작년 1분기 970억원에서 올 1분기 2033억원으로, 109%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카뱅의 이자수익은 2641억원에서 4514억원으로, 71% 늘어나는데 그쳤다. 대출금리를 6차례나 인하해 주었다는데도 이자수익 증가율은 케뱅이 카뱅보다 더 높았다.

 

3대 인터넷은행들의 각종 지표비교(단위 억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231분기당기순이익

1,019

104

-280(적자)

221분기

668

245

-654(적자)

231분기 대손충당금전입액

510

601

760

221분기

320

200

0

231분기 대출이자수익

4,514

2,033

2,719

221분기

2,641

970

713

231분기 예금이자비용

1,892

1,004

1,599

221분기

634

146

742

231분기 순이자손익

2,622

1,028

1,119

221분기

2,007

823

-28

<자료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 은행연합회 공시자료>

 

더 문제는 예금금리를 뜻하는 이자비용에 있다. 케뱅의 지난 1분기 이자비용은 1004억원으로, 전년동기 146억원보다 무려 7배 가까이 폭증했다. 반면 카뱅의 이 기간 이자비용은 634억원에서 1892억원으로, 3배 증가에 그쳤다.

카뱅의 같은 기간 평균 원화예금금리가 0.98%에서 2.26%, 1.28%p 오른 반면 케뱅은 0.69%에서 2.67%,1.98%p나 올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케뱅의 원화대출평균이자율은 1.97%p, 카뱅은 1.95%p씩 각각 올랐다. 대출금리 상승률은 거의 비슷했다.

이 때문에 같은 기간 카뱅의 순이자손익이 30.6% 증가한 반면 케뱅은 24.9% 증가에 그쳤다. 케뱅의 올 1분기 순이자손익 1028억원은 토뱅의 1119억원보다도 적었다.

케뱅의 올 1분기 수신금리가 전년동기보다 많이 오른 것은 가상자산시장 침체와 금리급등 등 때문으로 보인다.

20174월 첫 영업 개시후 카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던 케뱅의 수신고는 20206월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하면서 급증하기 시작했다. 업비트를 이용하려면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은행에 개설해야 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다른 일반은행들은 가상자산관련 계좌개설에 비협조적이거나 소극적이었다.

반면 케뱅은 전략적으로 이를 수용, 예금계좌가 크게 늘면서 업비트 고객들의 예금(주로 입출금용 요구불예금)도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업비트 고객들의 코인 예치금은 대출재원으로 사용하기 어렵고, 그래서 신용대출 판매도 잘 되지 않았지만 금리가 극히 낮은 저원가성 자금이어서 작년까지 케뱅의 이자비용을 크게 낮추는데에는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금리급등과 계속된 가상자산시장 침체가 문제였다. 이자가 낮던 케뱅의 예금들은 고금리를 찾아 다른 은행으로 이탈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케뱅도 수신금리를 계속 크게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업비트 고객 등의 저원가 예금에 지나치게 의존한 채 일반예금 유치에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것이 올 1분기 케뱅 흑자 급감의 큰 원인중 하나라고 볼수 있다는 얘기다.

인터넷은행 1호인 케뱅은 20174, 2호인 카뱅은 같은 해 7월에 각각 은행영업을 시작했다. 불과 3개월 차이다. 그러나 케뱅은 출범때부터 카뱅에 많이 뒤쳐졌다.

카뱅은 기존 은행의 모바일뱅킹과는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과 고객 효용 중심의 상품 등을 제공하면서 사용자 기반을 빠른 속도로 확대, 출범 직후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출범 2년만인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18월에는 상장(IPO)에도 성공했다.

반면 케뱅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다. 복잡한 주주구성에 따른 여러 문제로 초기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대규모 증자가 계속 늦어졌고, 자금부족은 인터넷은행 운영에 가장 중요한 우수IT인력 유치나 상품개발 등에도 차질을 빚게 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카뱅의 대주주가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와 선진금융에 밝다던 한국투자금융지주였던데 비해 케뱅 대주주는 이 분야에 상대적으로 몸이 무거운 KT, 우리은행 등이었던 점도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케뱅은 업비트와 제휴하고 2021년 사모펀드 등을 끌어 들여서야 겨우 대규모 증자와 첫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출범은 더 빨랐는데도 카뱅보다 2년이나 늦은 흑자전환이었다. 흑자규모는 21225억원에서 22835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연도별 당기순익 규모(억원)

 

2022

2021

2020

2019

2018

2017

카카오뱅크

2,630

2,041

1,136

137(흑자전환)

-209(적자)

-1,044(적자)

케이뱅크

835

225(흑자전환)

-1,053(적자)

-1,007(적자)

-796(적자)

-837(적자)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올들어 다시 흑자폭이 크게 줄어들면서 업비트 우산 등에 가려졌던 케뱅의 민낯이 다시 드러난게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카카오나 토스 등 대형 플랫폼을 끼고 있는 카뱅이나 토뱅에 비해 케뱅의 경우 과연 차별적인 경쟁력부터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적지않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뱅은 IT 기술력과 상품개발력 등이 강점이라면 토뱅은 토스가 당초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만큼 인터넷 은행과 증권 등을 망라하는 통합 금융 서비스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케뱅은 플랫폼이나 은행기능 모두에서 강점 또는 차별화가 뚜렷해 보이지 않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케뱅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2년말 기준 4대 시중은행과 3대 인터넷은행의 원화예금을 합친 예금시장 점유율은 케뱅이 1.15%에 그친 반면 카뱅은 2.62%, 토뱅은 1.61%. 20219월에 첫 영업을 시작한 후발주자 토뱅에게도 점유율이 떨어진다.

또 카뱅 분기보고서상의 원화대출시장 점유율을 보면 케뱅이 4.9%, 카뱅 8.5%, 토뱅 4.3%씩이다. 케뱅은 대출시장에서도 토뱅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233월말 기준 총자산 규모도 케뱅 18.78조원, 카뱅 46.84조원, 토뱅 24.76조원씩이다. 케뱅은 거의 같이 출발한 카뱅의 절반도 안될뿐 아니라 후발주자 토뱅에게도 뒤졌다.

대주주인 KT그룹이 음으로 양으로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렇다. KT223월말 현재 케뱅에 1005억원의 예금을 들어주고 있다. 비씨카드(49억원), 이니텍(220억원), KT엠모바일(200억원), KT스튜디오지니(300억원),스마트로(500억원), HNC네트워크(140억원) 등 다른 KT 계열사나 관계사들의 예금도 상당하다.

이들이 가입해준 예금잔액 합계가 2687억원에 이른다. 또 케뱅이 올 1분기중 올린 수수료수익 90억원중 42억원을 케뱅의 최대주주인 비씨카드가 올려주었다.

▲케이뱅크 분기보고서상의 원화예금 시장 점유율
▲케이뱅크 분기보고서상의 원화예금 시장 점유율

여신건전성이나 자본적정성 등에서도 아직 카뱅과의 격차가 크다. 부실채권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233월말)은 카뱅이 0.43%에 불과한 반면 케뱅은 0.94%에 달해 2배가 넘는다. 총대출채권 연체율도 카뱅은 0.58%, 케뱅은 0.82%.

카뱅의 BIS자기자본비율은 233월말 35.26%, 1년전의 36.85%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반면 케뱅의 같은 기간 이 비율은 17.31%에서 13.55%, 많이 떨어졌다. 많이 떨어지기도 했을 뿐 아니라 절대수준도 3분의1 정도로 크게 낮다.

뱅크런 등 일단 유사시 이를 커버하기 위해 동원할수 있는 유동성자금 동원력을 뜻하는 유동성커버리지비율도 케뱅이 273%인 반면 카뱅은 무려 926%에 달한다. 토뱅의 이 비율도 727%. 물론 케뱅의 이런 지표들이 위험선인 것은 아직 아니지만 경쟁 인터넷은행들에 비하면 많이 떨어져 있다는 얘기다.

케뱅의 경쟁력이나 기초지표들이 아직 이런 상태들인데도 작년 상장 추진때 케뱅은 이미 상장한 카뱅의 주가와 비교하며 자기들도 몸값으로 처음에는 10조원 이상, 나중에는 적어도 7~8조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간접피력했다고 한다. 물론 작년말 이후 증시 상황이 크게 나빠지면서 올해초 상장을 철회했지만.

▲카카오뱅크 분기보고서상의 원화대출시장 점유율
▲카카오뱅크 분기보고서상의 원화대출시장 점유율

최근 증시와 IPO시장이 다시 조금씩 달아 오르면서 케뱅도 상장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보도가 조금씩 나온다.

그러나 상장 직후 한때 9만원을 넘었던 카뱅 주가는 현재 2만원대 중반에서 오랫동안 정체상태다. 국내 비상장주식 시장에서의 케뱅 주가도 13일 현재 9050(38커뮤니케이션), 8950(증권플러스비상장) 정도에 불과하다. 추정 시가총액도 33625억원 정도다. 7~8조원은 커녕 4조도 안되는 몸값 수준이 비상장 주식시장에서 벌써 몇 달째 계속되고 있다.

흑자도 다시 줄고, 뚜렷한 성장성이나 차별성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현 상태로, 다시 상장에 도전한다면 이번에도 기대하는 몸값은 제대로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케뱅이 무기한 상장을 연기하기도 어려운 속사정이 또 있다. 2021년 케뱅의 대규모 유상증자때 MBK파트너스 등 사모펀드들을 끌어 들이려고 비씨카드와 KT그룹이 다소 무리하게 한 약속(옵션)들 때문이다.

비씨카드는 당시 케뱅이 2023년 이후 합의조건대로 상장하지 못할 경우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풋옵션(매수청구권) 및 동반매각청구권을 부여했다. 동시에 비씨카드도 투자자가 동반매각청구권을 통지할 경우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했다.

▲비씨카드 분기보고서상의 동반매각청구권 설명공시
▲비씨카드 분기보고서상의 동반매각청구권 설명공시

동반매각청구권 행사조건 및 기간은 20267월부터 202610월까지다.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들의 당시 총 지분투자(유상증자참여)액은 7250억원에 달했다. 23년 이후 267월까지 당초 합의 조건대로 상장이 안될 경우 최소 이 금액 이상을 재무적 투자자들에 물어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상장이 되더라도 사모펀드 등이 충분한 이익을 남기고 성공적으로 엑시트하려면 케뱅의 몸값이 4조원 이하로는 어림도 없고, 최소한 7~8조원은 넘겨야 할것으로 보인다. 지금 상태로는 상장을 해봐야 사모펀드들로부터 동반매각청구권 등 반격을 당할 소지가 많다.

이익을 더 내고 성장성이나 차별성을 더 보여줘야 할것으로 보인다. 안그래도 대표이사 사장 자리까지 몇 달째 공석인 KT나 케뱅 모두 고민이 깊을 것이다.

서호성 행장을 비롯한 케뱅 임직원들은 2년전 받은 스톡옵션을 올해부터 행사할 수 있는데도 아직 못하고 있다. 스톡옵션 행사조건이 직전 연도 자기자본 2조원 이상,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 1천억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22년말 기준 케뱅의 자기자본은 17979억원, 법인세 차감전 순이익은 918억원이었다. 두가지 조건 모두 아슬아슬하게 모자랐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열심히 영업해 조건을 맞추면 내년에는 행사가 가능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올 1분기처럼 영업했다간 순이익 조건에서 내년에도 또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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