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 전이 가능성 언급…"정부, 금융회사들 유동성 지원책 마련해야"
[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최근 10년간 급증한 해외 상업용 부동산 펀드가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로 국내 금융시장에 뇌관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개최한 '해외 부동산 투자펀드 위기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히고 국내 금융업계의 위기대응 전략을 모색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금융사가 결성한 해외 부동산 펀드는 총 71조8872억원 규모로, 2013년 말 4조1326억원보다 14배 이상 증가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투자 붐으로 전 세계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돈이 몰리며 불어난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는 등 부동산 가격이 고점을 지난 상황에서 투자금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고 대한상의는 진단했다.
게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지속 인상에다 미국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의 주가폭락 등 글로벌 금융 리스크도 여전히 남아 있어 그동안 해외 투자를 늘린 국내 금융업계의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해외발 금융 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잠재 위험 요소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와 관련해 대출 부실화가 거론되는 만큼 위기 전이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사전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세종의 박영준 변호사는 "해외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임대료 수입 감소 또는 자산 가치 하락으로 선순위 대출 계약 위반이 발생하면 국내 펀드의 추가 캐피털콜(펀드 자금 요청) 또는 외부 차입, 신규 국내 펀드 설정, 현지 자금 조달 등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추가자금 투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현지 선순위 대출 계약상 만기가 도래했는데도 차환에 실패하거나 부동산 매수인을 찾지 못하면 부동산 또는 부동산 담보 채권을 할인 매각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는 등 손실을 최소화할 출구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계 다국적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조엘 로스테인 아시아 부동산부문장은 "미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투자 기업은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에 따른 자본 확충, 충당금 적립 등의 선제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당국은 금융시장 급변으로 일시적 어려움에 빠진 금융회사들을 위해 유동성 지원책을 마련, 위기가 닥쳐도 시장을 신뢰할 수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