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경영’ 부정적 “급여개선 노력 부족”…“한은법 개정해 인건비 승인권한 금통위로 이양해야”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한국은행 직원 10명 중 8명이 이창용 한은 총재 재임 이후 1년 간 ‘업무실적’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취임 초 언급한 직원 처우 개선 등 내부경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높았다.
한은 노동조합은 18일 '이창용 총재 취임 1주년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됐으며 노조원 1002명이 응답했다.
'총재 취임 후 한은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는가'의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14%), 그렇다(44%) 등 긍정적 답변을 내놓은 조합원 비율은 58%에 달했다. 그렇지 않다(22%), 매우 그렇지 않다(2%) 등 부정적 답변은 24%에 불과했다.
'총재 취임 후 경제정책 당국(기재부, 금융위 등) 사이에서 한은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긍정비율은 43%로 나타났다(매우 그렇다 8%, 그렇다 35%). 부정비율은 41%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금리인상 등 물가안정을 위한 노력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졌는지를 묻는 항목에 노조원 84%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부정적 비율은 11%에 머물렀다.
금융안정을 위한 노력(금융시장 안정화정책 등)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84%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반면 한은 직원들은 이 총재가 취임 직후 약속했던 직원들에 대한 경쟁력 강화·처우 개선 등 내부경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내렸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은 이 총재 취임 이후 한은의 급여 수준이 회복됐는지 여부에 대해 부정적(그렇지 않다 48%, 매우 그렇지 않다 45%)으로 답변했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총재는 취임 당시 직원들의 기대에 부합하듯 '개개인의 동기부여와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는 일에 대한 사명감이나 보람 못지않게 인사조직 운영이나 급여 등의 만족도도 중요함을 잘 알고 있다’고 취임사에서 언급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은을 떠나는 젊은 직원들은 늘었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표정은 1년 전에 비해 더욱 어둡기만 하다”고 밝혔다. 급여수준 개선을 위한 총재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적정 급여수준에 대해선 상당수 한은 직원들이 '금융공기업·시중은행 평균치'를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 기재부 장관이 갖고 있는 한은 직원 인건비 승인 권한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가져오는 한은법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응답자가 79%를 차지했다.
노조 측은 “세계 어디에도 독립적인 중앙은행 직원의 인건비를 중앙정부 부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곳은 없다”며 “한은 직원의 인건비는 노사협상을 통해 금통위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법 개정에 적극 나서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