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계열사 부당지원과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51)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이 9일 검찰에 구속됐다.
재계에서는 그룹 총수의 구속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타이어가 이수일 대표를 중심으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마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연합뉴스가 9일 보도했다.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로 조 회장 신병 확보에 성공한 검찰은 각종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 회장은 회삿돈을 지인에게 빌려주거나 개인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회사 자금 200억원대를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업체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자금 130억원가량을 빌려줌으로써 회사에 일정 부분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조 회장은 개인 비리 혐의 외에 계열사를 부당 지원하는 데도 가담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등기임원으로 한국타이어 경영을 맡았던 2014년부터 2017년에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MKT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해 공정거래법을 위반했고, 검찰은 이 같이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 회장 등 총수 일가에게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로, 2016∼2017년 조 회장에게 65억원, 조 고문에게 43억원 등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는 검찰 요청에 따라 조 회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한국타이어 본사와 계열사, 조 회장 집무실 등을 수 차례 압수수색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에도 한차례 구속 수감된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받아 총 5억원 안팎을 수수하고 계열사 자금 2억원 정도를 챙긴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20년 11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유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조 회장의 구속은 지난해부터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원들에 의해 대전과 금산 공장 등에서 게릴라 파업이 벌어지는 등 한국타이어의 내부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사협상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음달 올해 임단협 시즌이 시작되는데 올해 임단협 임금 인상 기준이 되는 전년도 임금이 아직 타결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