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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빅스텝' 가능성 열고 최종 금리 상향 예고…시장은 '급랭'
파월, '빅스텝' 가능성 열고 최종 금리 상향 예고…시장은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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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0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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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출석해 이달 '빅스텝' 시사…"최종금리,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

파월 "더 빠른 긴축 필요하면 금리 인상 속도 높일 준비돼 있어"

"최근 경제지표 예상보다 강세… 당분간 제한적 통화정책 기조 유지 필요"

"근원 인플레이션 하락했으나 기대만큼 빠르지 않아…해야할 일 더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이 7(현지시간)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면모를 부각하며 시장을 떨게 했다.

당장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다시 금리 인상 가속페달을 밟을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물론 향후 기준금리 수준이 기존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밝혀 연내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최근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비록 최근 몇 달간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율을 (연준 목표인) 2% 수준까지 낮추기 위한 과정은 멀고 험난한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전체적인 지표상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warranted) 우리는 금리 인상의 속도(pace)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for some time) 제한적인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은 21~22일 진행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도 애초에는 0.25%포인트 인상 관측이 많았으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느려지고 고용 호조 등을 보여주는 1월 경제 지표 발표 이후에는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늘고 있는 추세다.

만약 연준이 다시 빅스텝을 밟는다면 지난달 초 회의에서 0.25%포인트까지 낮아졌던 금리 인상 폭을 다시 끌어 올리며 긴축정책을 강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지난해 잇따라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을 한 뒤 연말에는 인상 폭을 0.5%포인트로 낮추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갔는데 이를 뒤집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분명한 긴축 의지 밝혀 '잭슨홀 연설' 연상…1월 물가·고용지표에 경계심

이렇게 되면 현재 4.50~4.75%인 기준 금리의 올해 연말 전망치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FOMC 후 공개된 이른바 점도표 자료에서 대부분의 연준 이사는 올해 말 금리 수준을 5~5.5%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회의에서 이 전망치를 거론한 뒤 3월 발표 예정인 점도표에 대해 "최종적인 금리(전망치)는 지난 12월보다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 지표를 거론하고 이달 FOMC 회의 전에 발표될 고용지표,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지표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경제 지표에 대해서는 "우리가 불과 한 달 전에 봤던 (인플레이션) 완화 추세가 1월 고용, 소비자 지출, 생산, 인플레이션의 지표에서 부분적으로 역전됐다"면서 "역전 수준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예상했던 것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년간 우리는 통화정책 기조를 조이기 위해 강력한(forceful) 조치를 취했으나 긴축의 완전한 효과가 아직은 느껴지지 않고 있다"면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기는 했으나 우리가 기대한 만큼 빠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내 생각에 어떤 지표도 우리가 충분히 긴축적으로 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는다"면서 "그보다 (지표는) 우리가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역사적인 사례는 성급하게 정책을 완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이 길에 있을 것이다. 연준은 최대 고용 및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청문회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200만명의 사람이 실직할 것이라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의 지적에 "인플레이션이 극도로 높고 미국 근로자들에게 심각하게 해를 끼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율이 5~6%로 유지된 상태에서 직장을 떠난다면 근로자들이 더 낫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 해야 하는 유일한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실업률이 급격하거나 엄청나게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다수의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 발언과 함께 기준금리 전망을 높였지만, 평소 균형 잡힌 절제된 화법을 구사하던 연준 수장이 이례적으로 분명하게 추가 긴축을 예고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비할 수 없었다.

지난주 후반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30.25%포인트 인상을 공개 지지하며 '금리인상 종료가 멀지 않았다'고 발언한 여파로 잠시 안도의 한숨을 쉬던 투자자들로서는 충격이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월가에서는 지난해 여름 뉴욕증시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급반등 직후인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당시 시장의 조기 통화정책 완화 기대를 무참히 짓밟았던 파월 의장의 '8분 연설'이 연상된다는 반응까지 내놨다.

투자자 3분의2가 3월 빅스텝 예상…'6% 최종금리' 공포 속 뉴욕증시↓

파월 의장이 '매의 발톱'을 다시 세운 것은 작년 말 빠르게 가라앉는 듯했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주춤해진 데다 예상과 달리 노동시장 과열이 여전하다는 경제지표가 2월 이후 잇따랐기 때문이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6.4% 올라 12(6.5%)과 거의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했고, 전월 대비로는 0.5% 급등해 12(0.1%)보다 오히려 속도가 빨라졌다.

특히 연준이 가장 정확한 물가지표로 간주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월에 4.7% 올라 12(4.6%)보다 더 많이 상승,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이뿐만 아니라 1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이 시장 전망치의 3배에 육박하고 실업률이 54년 만의 최저치를 찍은 것은 '노동시장 과열근로자 임금 상승세 지속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악순환을 걱정하는 연준의 고민을 더했다.지난 1년간의 급격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력한 노동시장은 역으로 기준금리 인상 여력이 충분히 남았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됐다.

그동안 한두 달의 경제지표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던 연준이 이처럼 빠르게 방향 선회 가능성을 공표한 것은 그만큼 각종 지표가 미국 경제의 힘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분석했다.

지난해 12월 빅스텝으로, 올해 2월 베이비스텝(한 번에 0.2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잇따라 속도를 늦췄던 연준이 만약 3월 다시 빅스텝을 결정할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4.54.75%에서 단번에 5.05.25%로 올라간다.

이는 지난해 12월 점도표(FOMC 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도표) 상의 최종금리 전망치 중간값(5.1%)과 일치한다. 따라서 3FOMC에서 공개되는 새 점도표에서는 연준이 예상하는 최종금리 전망치가 상당폭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파월 의장의 발언 직후 투자자들의 금리 전망도 급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빅스텝 확률은 67.5%로 전날 31.4%의 두 배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도 5.55.75%로 올라갔다. 2월 초까지만 해도 최종금리가 4.9%에 그칠 것으로 기대하던 시장은 이제 6% 금리 가능성까지 두려워하고 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이날 4.968%까지 올라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또 경신했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잠시 4%를 넘겼다가 3.9%대 중반으로 진정됐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도 '매파 파월'의 충격파로 일제히 하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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