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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 헐값매각' 의문 풀릴까...'론스타 먹튀' 스티븐 리 미국서 체포
'외은 헐값매각' 의문 풀릴까...'론스타 먹튀' 스티븐 리 미국서 체포
  • 박도윤 기자
  • 승인 2023.03.0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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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범죄인 인도 재판 뒤 신속한 한국 송환 방침...인수·매각서 정책당국자 결정과정 주목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외환은행 헐값매각' 사건의 핵심 인물인 스티븐 리(54·한국명 이정환) 전 론스타코리아 지사장이 미국에서 체포되며 당시 헐값매각의 진실에 다가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국적인 이씨는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지 17년 만인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당국과 공조 끝에 미국 뉴저지주에서 체포됐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협조해 이씨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신속하게 송환할 방침이다.

보도에 따르면 앞서 지난달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일본에서 열린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 참석 당시 미국 법무부 고위급 대표단과 가진 양자 회의에서 이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씨의 최신 미국 소재지 자료를 분석해 미국 당국에 제공, 이 정보를 바탕으로 미국 뉴저지주 연방 검찰청이 이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매각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책 당국자, 금융권 인사들과 어울리며 계약의 긴밀한 내용을 논의한 인물로 당시  '론스타 먹튀' 의혹을 규명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은행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중재판정부는 외환은행을 더 비싼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지만 정당한 사유 없이 우리 정부의 승인이 지연되고 국세청이 자의적·모순적 과세를 해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는 론스타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해 8월31일 우리 정부가 론스타에 2억1650만달러(약 2923억3995만원)를 배상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외환은행 헐값 매각'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금 지출을 유발한 금융당국을 향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묻는 목소리가 커가고 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으로 불리기도 하는 론스타 사태는 지난 2003년 8월 당시 비금융 부분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인 산업자본은 의결권 있는 은행 주식을 4% 이상 보유할 수 없다는 은행법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은 자기자본비율(BIS)이 8% 미만인 부실은행으로 분류된 외환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의 정리 등 특별한 사유'라는 예외 규정을 만들어 론스타가 1조3834억원에 인수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론스타는 불과 3년 후인 2006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국민은행에 인수가의 3배에 달하는 6조원 가량에 외환은행을 되팔려했으나 '헐값 매각' 논란이 확산되며 불발됐고, 이듬해 9월 홍콩상하이은행(HSBC)에 대한 매각 시도도 정부가 승인하지 않아 최종 무산됐다.

이후 2010년 론스타는 하나금융과 3조9157억원에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을 맺었지만 외환카드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재판 등이 이어지면서 금융위의 승인이 지연되다가 2012년 승인을 받아내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인수 후 팔아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챙긴 차액이 총 4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논란에 시민단체와 국회 등의 고발이 잇따르자 2006년 검찰은 이씨가 외환은행 불법 매각과 수익률 조작으로 업무상 배임, 조세포탈, 횡령 등 혐의가 있다며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이씨는 이미 2005년 9월 미국으로 도피한 상황으로 검찰은 2006년 이씨를 기소 중지하고,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2010년 대법원은 이씨에게 소득세 78억원을 한국 국세청에 내라고 판결하기도 했다.

이씨는 2017년 8월 이탈리아에서 체포됐지만 현지 재판부 판단으로 석방되며 이후 이씨에 대한 체포는 지지부진하게 됐다.

그러나 지난해 법무부 새 지휘부가 들어서고 론스타 사건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속도를 내며 이번에 이씨를 체포해 송환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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