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가 세분화 통해 2금융권에 은행업무 허용...6월말 방안 확정 예정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기존 보험사나 증권사도 지급 결제, 예금 등 일부 은행 업무를 겸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2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최근 구성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 및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에서 대표적인 은행 영역인 지급 결제, 예금·대출 분야에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보험사와 증권사 등에 은행 업무를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은행을 신규 설립하는 것보다 기존 다른 금융권의 대형 금융사에 은행 업무를 맡기는 것이 은행권 경쟁 촉진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신규 은행을 도입하고 대형 은행과의 실질적인 경쟁을 기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된다는 점이 고려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각 업권 업무 영역을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증권회사와 보험회사, 카드회사에는 법인 지급 결제 허용, 인터넷은행에는 중ㆍ저신용층 신용대출 비중 완화, 빅테크에는 대출 비교플랫폼 확대하는 식이다.
특히 2금융권인 기존 보험회사, 카드회사, 증권회사, 저축은행, 인터넷은행에 인가 세분화를 통한 은행 분야 진입도 고려 중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하는 여러 업무 중에 지급 결제, 대출, 외환 등과 관련해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 저축은행도 경쟁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은행이 하는 일을 쪼개 새로운 플레이어가 들어오게 하는 게 인가 세분화인데 기존 비은행 금융회사들이 들어오면 또 경쟁이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2일 "예금·대출 등에 있어서 실질적인 경쟁이 촉진될 수 있도록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 미래에셋증권 등 2금융권의 선두 주자들이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카드회사 등 일부 2금융권 회사도 자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지급 결제나 특화된 인터넷은행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이미 준비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더불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 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수신·대출 비교 플랫폼을 확대 및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같은 은행업을 영위하는 인터넷은행이나 지방은행을 유의미한 경쟁자로 만들기 위해 예금·대출 업무 확대나 지점 증설 등도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은 매주 실무 작업반 회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각 업권의 건의를 받아들여 오는 6월 말 확정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