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외금융자산은 역대 최대…증시부진·강달러에 자산보다 부채 감소폭 커
한은 "대체로 양호하지만 외환시장 등 지켜봐야"…기재부 "대건전성 관리 노력 지속할 것"

[금융소비자뉴스 박도윤 기자] 지난해 금융기관 및 공기업의 외화채권 발행 증가 등으로 대외채무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었고,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큰 폭으로 줄면서 단기외채 비율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외 주식시장 침체, 미국 달러화 강세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금융자산과 부채가 모두 감소한 가운데 자산보다 부채 감소 폭이 더 커지며 한국의 대외지급 능력을 반영하는 순대외금융자산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전년 말 대비 868억달러 급감한 3612억달러로 연말 기준으로는 2015년 말(3244억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39.4%로 전년 말 대비 3.8% 상승, 연말 기준으로는 2011년 말(45.2%)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에 외채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25.1%를 기록하며 연말 기준으로는 1998년 말(23.3%) 이후 가장 낮았다.
유복근 한은 경제통계국 국외투자통계팀장은 "만기별로는 장기외채를 중심으로, 부문 및 투자형태별로는 외국인의 우리나라 국고채 투자 증가와 금융기관의 외화채권 발행 증가에 따라 일반정부 및 예금취급기관에서 외채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과 대외건전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대내외 경제 여건 변화 및 외환시장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우리나라 거주자의 해외 투자에 해당하는 대외금융자산,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따른 대외금융부채에서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주식(펀드 포함)·파생금융상품을 뺀 것으로 현재 시점에서 규모가 확정된 대외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한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외채권은 전년 말 대비 547억달러 감소한 1조257억달러였다.
환율 방어,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으로 외환보유액(준비자산)이 2021년 말 4631억달러에 지난해 말 4232억달러로 줄어든 때문이다.
대외채무는 2022년 말 기준 6645억달러로 전년 말(6324억달러) 대비 321억달러 증가하면서 연말 및 분기 말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예금취급기관의 부채성증권(+63억달러)을 중심으로 만기 1년 이하인 단기외채가 20억달러, 일반정부의 부채성증권(+103억달러)과 예금취급기관의 차입금(+103억달러) 등이 늘면서 장기외채가 301억달러 각각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전년 말 대비 513억 달러 감소한 2조1271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406억달러 증가했지만, 글로벌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주요국 통화가치 하락 등으로 증권투자가 954억달러나 감소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3805억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383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가 하락, 미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 하락 등으로 증권투자가 1821억달러, 직접투자가 30억달러 줄어든데 따른 영향이다.
하지만 대외금융자산보다 대외금융부채가 더 많이 줄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년보다 870억달러 늘어난 7466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말 기준으로 2021년에 이어 2년째 역대 최대 금액이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자금 유출입 동향과 만기구조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 관리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