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만기 물량이 올해 2조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이들 물량의 80% 가까이가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등급 건설사 물량으로 나타나 회사채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2일 삼성증권과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AA·A등급 건설사 회사채 가운데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는 2월 2200억원, 3월 1400억원, 4월 2000억원, 6월 2000억원 등 총 7600억원이다.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건설사 회사채는 9월 4700억원 등 1조773억원으로, 연간 만기 도래 액수는 총 1조84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이 중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A등급 건설사의 만기 도래 비중이 1조4000억원으로 약 76.6%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통상 건설사들은 운영·운전·인건비 등 일반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경우가 많은데 비우량 A등급의 건설사들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여전히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보유했던 현금성 자산을 상환에 활용해온 터라 올해는 차환 발행 수요가 더욱 커졌지만 현재 건설업종 리스크가 커진 상황으로 건설채에 대한 시장 내 수요가 거의 없어 발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건설사가 회사채를 발행하려면 이를 매입할 기관투자자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상 기관들은 건설채 매입은 중단한 상태"라며 "회사채 시장이 아무리 분위기가 좋아도 아직 건설 쪽 리스크까지 감당하려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채권안정펀드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달 회사채를 발행한 롯데건설(AA+)도 목표 발행금액에 크게 못 미치자 채안펀드 자금으로 1200억원을 조달해 1600억원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융당국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부실 부동산 PF 자산을 매입하는 펀드를 최대 1조원 규모로 조성하고,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는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도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