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뉴스 이성은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에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없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냈다. 기준금리 인하로 돌아서는 데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다음주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한·미 금리 역전이 확대되면 국내에서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는 만큼 역전폭을 줄이기 위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4일 CNN과 CNBC 등 주요 외신은 이날 미국 연준은 12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당분간 인플레이션을 2% 목표치로 되돌리기 위해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1분기 안에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하반기 중 금리인하로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연준은 당분간 금리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회의 참석자들은 "특히 위원회의 대응에 대한 대중의 오해로 금융 여건이 부적절하게 완화되면 물가 안정을 복원하려는 위원회의 노력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발언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19명의 FOMC 위원 가운데 2023년 중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한 위원은 한 명도 없었다.
다수의 참석자들은 "역사적 경험들은 조기에 통화 완화를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고 말했다. FOMC 위원들이 점도표에서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는 연 5.0∼5.25%로 현재보다 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의사록은 "참석자들이 적절한 기준금리 경로라고 평가하는 수치의 중간값은 물가상승률을 2% 목표치로 되돌리려는 위원회의 강한 의지를 부각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이날 의사록 공개에 앞서 올해 투표권을 가진 FOMC 위원 중 가장 매파로 분류되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가 현재보다 1%포인트 높은 5.4%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지난달 의사록은 이달 31일에서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올해 첫 FOMC 정례회의에서 얼마나 금리를 올릴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이 회의에서 연준은 금리 인상 폭을 0.50%포인트로 낮춰,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한 바 있다.
이처럼 미 연준이 지속적인 금리 인상 신호를 보내면서 한국은행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급격히 높아지면 원화가치가 떨어져 수입물가가 더 오르고 이는 진정된 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수익률을 좇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대거 빠져나갈 우려도 있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3.25%로 한은 금통위는 오는 13일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