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강승조 기자] 바하마에서 체포돼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송환된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30)가 천문학적인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다.
미국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의 게이브리얼 고렌스틴 치안판사는 22일 뱅크먼-프리드를 재판 전 보석금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억5000만달러(약 3207억5000만원)에 석방하기로 결정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에 뱅크먼-프리드는 법원에 자신의 여권을 제출하고 사기 등의 혐의에 관한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에 있는 부모 집에서 가택연금 된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FTX 파산 보호 신청 이후 이 회사의 본사가 있는 바하마에 체류하다가 미국 당국의 요청으로 지난 12일 체포돼 전날 미국으로 인도됐다.
회색 정장에 발목에는 족쇄를 차고 법정에 출두한 뱅크먼-프리드는 '앞으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이 발부될 것'이라는 판사의 경고를 들어야 했다.
그는 자신의 보석 조건에 동의하면서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인 부모가 보석 조건에 함께 서명했고, 부모 자택을 자신의 법정 출석에 대한 담보로 올렸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뱅크먼-프리드는 FTX 고객 자금 수십억달러를 빼돌려 계열 헤지펀드인 알라메다 리서치의 손실을 메우는 등 투자자들과 고객들을 사취한 혐의로 뉴욕 남부연방지검에 의해 기소됐으며, 정치인들에게 불법 선거자금을 뿌린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받고 있다.
FTX 가상화폐 사기의 핵심 인물로 규정한 검찰에 의해 사기,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그동안 그는 FTX의 리스크 관리 실패를 인정하면서도 형사 책임은 부인해왔으나, 핵심 측근 2명이 유죄를 인정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면서 위기에 처했다.
알라메다 리서치의 캐롤라인 엘리슨 전 최고경영자(CEO)와 FTX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였던 게리 왕이 사기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검찰 조사에 중대한 조력을 제공할 경우 감형을 받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뱅크먼-프리드를 겨냥한 검찰의 칼끝은 더욱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연방지검장도 전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FTX에 대한 수사 의지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