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박혜정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뒤엎고 10년물 국채 금리 상한선을 기존의 2배인 0.5%로 올리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날 여파로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46% 급락한 26,568.03에 마감했으며,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8월 이후 최저인 132엔대로 떨어졌다.
0.25%였던 일본의 10년물 국채금리도 2015년 이후 최고치인 장중 0.46%까지 치솟았다.
BOJ는 이번 조치가 양적완화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장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토대를 마련하는 작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이날 보도했다.
그동안 고수해왔던 통화완화 정책으로 그동안 상한선인 0.25% 근처에서 움직이고 있던 장기 금리가 사실상 금리 인상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이번 조치는 사실상 금리 인상에 해당한다는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BOJ는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10년물 국채 금리가 0.25%를 넘지 않도록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방식의 금융완화 기조를 지속해왔다.
게다가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그동안 "2% 물가 상승이라는 목표 실현을 향해 필요한 시점까지 금융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혀왔고 시장에서는 내년 4월 구로다 총재의 퇴임 즈음에야 정책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만큼 시장의 충격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금융완화 정책이 세계적으로 차입비용을 낮추는 데 간접적으로 기여한 측면이 있는 만큼, 이날 다른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의료시스템 붕괴 우려까지 겹친 중국에서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가 각각 1.07%, 1.20% 하락 마감했으며, 한국 코스피 0.80%, 호주 S&P/ASX 200 지수 1.54%, 대만 자취안지수 1.82% 등 각각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