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5) ‘금융사(金融士)’ 제도 도입을 검토하라
[새 정부 개혁입법 과제](25) ‘금융사(金融士)’ 제도 도입을 검토하라
  • 나병문
  • 승인 2022.11.2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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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다양성과 복잡성 때문에 고도의 금융 업무를 혼자 힘으로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어...이제 공인된 ‘금융중개전문가(가칭 金融士)’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된 듯...일반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당사자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퇴직 금융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어

지난 5월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공정과 상식의 사회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국정에 임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는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이사장 정종석)과 공동으로 새 정부의 개혁입법 과제를 부문 별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획물 연재를 시작한다.<편집자 주>

■공동주최 : 금융소비자뉴스, 사단법인 서울이코노미포럼

■후원 : 금융소비자연맹,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소비자연구원, 서울자본시장연구원

[나병문 칼럼] 현대사회는 개인이 자신과 관련된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기 힘든 세상이다.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런 까닭에 대다수의 개인은 복잡한 일과 마주치면 자신을 도와줄 전문가를 찾는다. 소송업무는 변호사에게, 세무 관련 업무는 세무사에게 의뢰하는 식이다.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지만, 그래도 그편이 훨씬 안전하고 편리하다. 이는 당사자는 물론 업무를 대행하는 전문가에게도 도움이 되는 공생적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국가에서 자격을 부여하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존재한다. 법무부에서 주관하는 변호사를 비롯하여 법원행정처 소관의 법무사, 국세청의 세무사, 관세청의 관세사, 고용노동부의 공인노무사, 특허청의 변리사, 국토교통부의 공인중개사, 감정평가사 등이 있고, 금융위원회에서 주관하는 공인회계사, 보험계리사, 보험중개사, 손해사정사 등이 존재한다. 그들의 도움 없다면, 일반인들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일들을 처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금융 문외한’들을 위한 전문가의 부재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금융 업무도 날로 복잡해지고 있다. 때문에, 일반인들이 전문적인 금융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 또한 힘들다. 업무의 다양성과 복잡성 때문에 고도의 금융 업무를 혼자 힘으로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금융기관의 점포 수도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는 노인들을 포함한 금융 문외한들이 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것을 점점 버겁게 만든다.

법률 상식이 없는 소송 당사자가 어디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듯이, 금융 상식에 어두운 사람도 복잡한 업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난감하다. 그런 경우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금융기관 직원의 입장도 곤란해진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는 특정 고객을 붙들고 장시간에 걸쳐 일일이 설명하다간 다른 업무를 제대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전문가와의 예비 상담 과정을 거친다면 신속하고 정확한 일 처리가 가능해진다.

물론 지금도 금융해설사, 금융상담사 등 다양한 금융 도우미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들이 국가에서 자격을 부여한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동등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들은 주로 대중을 위한 금융 상식 교육이나 초보적인 상담에 응하는 정도라서, 복잡한 금융거래를 믿고 맡길만한 전문가라고 하기엔 어딘가 부족함이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도 이제 본격적인 ‘금융중개전문가’ 제도를 도입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금융사(金融士) 제도 도입해야

앞에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법률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변호사 사무실을 찾고, 집을 사고팔 때면 공인중개사를 찾는다. 마찬가지 이유로, 복잡한 금융 문제를 해결하려면 금융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비용을 지불하고라도 자기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감 있게 맡아서 해결해 주는 전문가를 찾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금융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제고될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이제 공인된 ‘금융중개전문가(가칭 金融士)’ 제도의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된 듯하다. 일반인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최적의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면, 당사자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초기 상담에 들어가는 업무 역량을 대폭 줄임으로써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할 여유가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금융사 제도의 도입은 금융 관련 당사자 모두에게 유용한 방안이 될 것이다.

본 제도가 정착되면 금융 소비자와 금융기관 사이의 벽이 낮아지고 불신은 줄어들 것이다. 금융사는 금융소비자에게 맞춤형 해결안을 제시함으로써 금융 장벽을 낮추고, 금융기관의 업무를 경감시킬 뿐만 아니라, 금융기관을 부당하게 이용하려 드는 부적격 고객을 사전에 걸러주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활약에 힘입어 업무의 효율성은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쏟아지던 민원도 현저히 감소할 것이다.

과도기적 조치로 ‘퇴직 금융인’ 활용을

하지만 금융사 제도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시일 내에 뚝딱 시행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제도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절차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먼저 금융 소비자와 금융기관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이다(사회적 합의). 그런 후에도 전문가의 자격요건을 정하고 시험제도를 정비하는 것에서부터, 그와 관련된 교육 과정을 다듬는 데까지 몇 년은 족히 걸릴 수도 있다.

금융사 제도를 도입하기 전까지는 퇴직 금융인의 활용을 고려해 볼 만하다. 그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이다. 그들이라면 금융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상담을 통하여 맞춤형 상품과 금융기관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불완전 판매를 방지하고 합리적인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도록 이끌 수 있다. 전국에 걸쳐 풍부한 관련 인력이 분포되어 있어 언제든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퇴직 금융인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활용한다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유능하고 열정이 넘치는 유휴인력을 재활용하는 것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참신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는 금융소비자, 금융기관은 물론 퇴직 금융인의 은퇴 후 삶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일석삼조(一石三鳥)라고 할 수 있다. 금융 문외한들을 대상으로 오래전부터 금융교육에 힘쓰고 있는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같은 비영리 단체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필자 소개

나병문(rabmna1958@naver.com)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연구원 연구위원

-SN경영연구원장

-경영학박사, 전 우리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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