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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생명, 3Q 최대 실적 속에서 일시적 '자본잠식' 불운
농협생명, 3Q 최대 실적 속에서 일시적 '자본잠식' 불운
  • 이동준 기자
  • 승인 2022.10.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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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금융 채권 재분류에 발목 잡힌 농협생명… 순익 사상 최대·고객 보험료 지급 '이상 없음'...고강도 긴축운영 실시…4Q 추가 자본확충 검토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농협생명이 회계 딜레마에 빠졌다. 3년 전 단행한 채권 재분류의 악몽이 이어지며 회계상으로 일시적인 자본잠식 상태에 돌입했다.

NH농협생명이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올해 누적 순이익(1~3분기)을 기록하는 역대 최대 실적을 냈으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RBC(지급여력) 비율은 보험업법상 기준인 100%를 겨우 넘겼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채권평가 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28일 농협생명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이 2천421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농업지원사업비 차감 전 순이익은 2천666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1천억 원 넘게 늘었다.

문제는 자본이다. 9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자본은 마이너스(-) 4천820억 원을 기록했다. 회계상 자본 잠식이다. 지난 2020년 9월 32조 원 규모의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을 전환한 이후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급등하며 채권평가손실만 5조5천억원이나 됐기 때문이다.

돈은 잘 벌었지만 RBC비율은 3분기말 기준 107%(잠정)에 그쳤다. RBC비율은 보험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일시에 보험금 지급 요청이 들어왔을 때 보험계약자에게 지급할 수 있느냐를 보여준다. 보험업법상 100%를 넘겨야 한다. 권고는 150% 이상이다

지급여력비율(RBC)도 급락하며 107%까지 떨어지며 법상 기준선을 가까스로 지켜내는 데 그쳤다. 당시 농협생명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새로운 회계제도 IFRS17과 신 지급여력비율 킥스 시행에 대비해 저금리 시기 RBC 비율을 끌어올리고자 선제로 장기 채권을 매입해 듀레이션을 확대하고자 했다. 금리가 하락할 경우 매도가능채권은 평가이익을 발생해 RBC 비율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 금리가 이례적으로 급등함에 따라 매도가능채권은 '독(毒)'이 됐다. 실제로 최근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10년 래 최고 수준까지 금리가 급등했다.

지난해 말 2.26%에 불과했던 10년물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3%에 육박하자 농협생명의 채권 평가손익은 2조 원 가까이 육박했다. 이후 금리가 4%를 웃돌자 5조 원 넘는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물론 채권 평가손실은 실현되지 않은 회계장부상 금액이다. 하지만 재무 건전성 평가 기준 상 자본에서 차감됨에 따라 총자본과 RBC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자본잠식은 회계상 인식의 문제인 만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 아래에선 플러스로 전환된다. 하지만 회계상 자본잠식도 마이너스인 만큼 농협생명은 연말까지 관리 대책을 강구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농협생명은 당분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가운데 강도 높은 긴축운영 등 비상 관리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필요하다면 4분기 내 추가 자본확충도 검토 중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가운데 강도 높은 긴축운영 등 비상 관리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필요시 추가 자본확충 등을 검토해 연말까지 재무건전성 관리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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