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정윤승 기자]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지난 달 교역조건이 17개월 연속 악화됐다. 반도체 가격이 내려간 반면 수입품 가격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동월대비 9.9% 하락한 83.47이다.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82.71) 다음으로 낮았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를 수출한 대금으로 살 수 있는 수입품의 양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조건을 나타낸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진 이유는 수출가격(통관기준)은 0.9% 내렸지만 수입가격이 10.0%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70.87(2015년 100 기준)로 1년 전보다 18.5% 올라 2020년 12월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 품목별로는 제1차 금속제품(-22.7%) 등이 감소했으나 광산품(67.6%), 컴퓨터·전자·광학기기(12.0%) 등의 수입금액이 늘었다.
수입물량지수(130.49)는 지난해보다 7.7%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로 광산품(24.1%), 컴퓨터·전자·광학기기(22.1%), 운송장비(31.4%) 등의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9월 수출금액지수(138.77)와 수출물량지수(126.96)도 1년 전보다 각각 2.8%, 3.8%씩 올랐다. 각각 23개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개별 품목을 보면 컴퓨터·전자·광학기기(-6.1%)의 수출금액이 감소했으나 석탄·석유제품(52.1%), 운송장비(25.1%)의 수출금액이 늘었다. 수출물량지수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13.1%), 운송장비(26.2%)의 증가율이 높았다.
한국은행 서정석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약세로 수출 가격은 내리고 전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영향으로 수입 가격은 올랐다"고 설명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수출물량지수(+3.8%)가 올랐지만, 순상품교역지수(-9.9%)가 내려 결과적으로 1년 전보다 6.5%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